사내대장부 같은 우렁찬 성량에,
손맛은 적어도 10년 차 주부였으며,
마음은 천상 여린 여자였던 그녀였다.
‘영원’이란 말은 장담할 수 없다고 했던 그녀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아름다운 계절에, 너무나 갑작스럽게, 서둘러 떠나버렸다.
재능이 참 많았던 그녀의 호탕한 웃음이
귓가에 아직 맴돈다.
장소와 안 어울리게 누구보다 화사하게,
예쁘게 웃으며 찍힌 사진 앞에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무엇이 바빠서 한 번 더 연락하지 못했을까?
이렇게 함께할 날이 짧다는 걸 알았다면
한 번 더 밥 먹고 한번 더 만났을 텐데...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람.
어떤 장소에서도 반짝이던 그녀는
이제 하늘의 별이 되었다.
이제 하얗게 눈처럼 흩날리는 벚꽃을 보며
그녀를 떠올리겠지?
시인이자, 멋진 선배였으며,
서로의 찌질함도 찬란한 순간도 함께한
바다팸의 소중한 가족이었으며,
누구보다 재능이 많던 연극배우 주선옥
천국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