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치마가 영 어색한 사람이었으나, 한번 습관 들인 게 이제 앞치마가 없으면 주방일을 볼 수가 없다.
그래도, 내 작은 사치를 하겠다고 조금 값비싼 예쁜 앞치마를 마련하니 뭔가 기분이 좋다.
아침부터 밥과 국, 한식을 준비할 자신이 없어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것을 준비하는데,
매일 잠들기 전, 내일은 뭘 먹여야지 하며 잠에 든다.
나를 닮아 아침잠이 많은 아이들은 아무리 불러도 도통 움직이질 못한다.
"진우야, 진영아 일어나 아침이야"
나는 움직이는 내내 저 대사를 달고 산다.
이젠 너무 많이 불러 젖히니 자장가로 들리나? 할 정도로 움직임이 없다.
"엄마 소리 지르기 싫어, 소리 지를 거 같아."
반 협박을 일삼고, 또 실제도 행동으로 옮긴 후에야 비로소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어릴 때는 그렇게 깨우면 울기도 하더니
'더 자고 싶은데 으아아아앙'
이젠 좀 컸다고 힘들지만 일어난다.
그런 아이들을 칭찬해 줄 해도 없이 나는 또 쏘아붙인다.
나는 이미 세수를 끝냈다.
내게 식탁에 앉아 아침식사를 하는 것은 사치다.
"얼른 먹어, 빨리빨리"
외출복으로 갈아입다 아직도 식탁에 앉아 비몽사몽 정신 못 차리는 아이들이 눈에 띈다.
안쓰럽다는 생각이 일 겨를도 없다.
"엄마 뭐라 했니? 얼른 냥냥 (입에 넣고 씹으라는 소리를 낸다)"
그제야 꼬물꼬물 움직인다.
"엄마 아침에 바빠"
그러면서 아이들이 유치원으로 가져갈 물병을 챙긴다.
나의 입과 손 발은 놀지를 않는다.
계속해서 움직이고 계속해서 말한다.
그제야 깨닫는다.
아이들이 아침에 일어나 말 한마디 없었다는 것을
늦었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애들 곁으로 가
"우리 진우, 우리 진영이 잘 잤니?" 하며 늦은 아침 인사를 건넨다.
그래도 엄마 아침에 시간 없긴 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