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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래하는얼룩말 May 23. 2022

[중국영화/또 한 번의 여름]

아 잘 나가다가 끝에 이렇게 실망을 주나~

내가 중국, 대만영화를 참 좋아하는 편이다.

청춘 감성을 정말 잘 살린다.

<먼 훗날 우리>, <안녕, 나의 소울 메이트>,<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 등등

영상미, 분위기 할 것 없이 내 마음에 쏙 드는데,

이번 영화도 기대를 어마 징징하게 했다.

그게 화근이었을까?


영화 초반에 잔잔한 느낌이 너무 좋아,

먹던 맥주까지도 내려두고 온전히 영화에 나를 맡겼다.

정 위싱, 천천의 러브스토리는 유치하자면 유치하지만 뭐 어떠랴,

원래 사랑은 유치한 것이 아니던가,

거짓말로 시작된 둘의 관계는

아제 서로를 이용 하자는 합의점에 도달하게 된다.


함께 방황도 해보고, 한번 해봐라 식의 도주도 계획한다.

그것도 다 좋았다.

과하게 이들을 통제하는 것이 좀 보기 불편했을 뿐,

시험 시험 점수 점수하며 옥죄는 것이 영 보기 안 좋았을 뿐,

그 이외에는 풋풋하고 따스함이 정말 좋았는데,

뭔가 이루어질 듯 이루어지지 않는 그 둘의 긴장감과 설렘이 나는 너무 좋아 즐기고 있었다.


그 안에서 서로 의지할 수밖에 없는 가족에 대한 고민들,

천천가 받았을 충격,

그걸 유일하게 터 놓은 게 정위싱인데 어떤 짜릿한 느낌도 한번 없이 그냥 지나가는 이 영 불안했는데,

천천은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문제를 스스로 직면하고 있었고,

나름 스스로 방법을 찾아, 재수의 길로 들어섰을 뿐이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정말 마무리를 이렇게 해버릴 것인가?

마무리라는 게, 단지 바뀐 헤어스타일과 코디로 세월의 흐름을 표현하고,

끝이라는 느낌만 받았다.


다 된 밥에 재 뿌리기?

앞에서 잘 깔아 두었던 감정선을 그저 딱 잘라버린 느낌이랄까?

영화가 극으로 치닫다가 그냥 고꾸라진 느낌이랄까?

이런저런 방면에서 여간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나도 모르게

진짜 끝이라고? 진짜? 그렇다고? 아니지? 몇 번을 되뇌고 확인했는지 모른다.

서로 바라보고 끝맺었다 하면 이런 마음도 들지 않았을걸 싶기도 했다.

마지막에 힘이 쭉 빠지는 영화가 되어 버려 어지간히 아쉬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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