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거를 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내 미래는 항상 불안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뭐 하지? 내 진로를 제대로 정하지 못해 불안했다.
일을 하면서도 10년 후에 나는 뭘 하고 있을까? 불안했다.
그때부터 나는 계획을 잡는 게 당연한 일이 되었다.
어느 정도의 방향이 잡히지 않으면 불안한데,
요즘은 그 불안이 통제되지 않는 지경이다.
그러다 문득 나는,
이미 다 지나가 버린, 원인이고 결과를 다 알고 있는 나만의 과거 속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 불안하지 않을 텐데,
예측할 수 있는 일을 온몸으로 막아낼 수 있을 텐데,
내가 과거를 살고 있다면 그럴 텐데,
난 하루를 시작하면 하루가 빨리 끝나버렸으면 한다.
내 피곤하고 지친 몸뚱이를 얼른 뉘일 수 있도록
이 하루가 어서 빨리 과거가 될 수 있도록
난 내 과거를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