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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Oct 15. 2024

살아남기 위해 도전합니다

그는 매번 평균 점수를 넘기지 못했다. 평균에 못 미쳤다는 건 평균이하로 노력했다는 의미였다. 그런 자신에게 매번 화가 났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핑계는 늘 있었다. 야근에 회식에 육아에 주말이면 동호회 활동까지 빼놓을 수 없었다. 어느 것도 희생할 수 없었다. 그러니 당장 급하지 않은 시험이 늘 순위에서 밀렸다. 사실 그는 꽤 괜찮은 직장에 다녔다. 월급도 잘 나왔고 실력도 인정받아 앞날이 창창했다. 그러니 굳이 시험에 아등바등할 이유가 없었다. 어쩌다 운빨로 평균을 넘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험을 봤다. 안 되면 다음에 또 보면 되는, 절실함이 필요하지 않았다. 


얼마 뒤 중국 원화 가치 폭락으로 국제 경기가 침체에 빠졌다. 대중 무역이 매출의 90퍼센트를 차지했던 그의 회사는 한순간에 멈췄다. 고민할 사이도 없이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나이불문 직원에 80퍼센트를 정리해고 했다. 위로금은 없었다. 퇴직금이 전부였다. 칼바람은 그를 피해 가지 않았다. 


출근할 땐 직장인이었지만, 퇴근할 땐 실업자가 되었다. 내일부터 당장 할 게 없었다. 일자리를 구하는 데 시간이 걸릴 터였다. 취업사이트에 저장된 이력서를 꺼냈다. 이제까지 해온 일 말고는 경력이 없었다. 그 흔한 토익, 토플시험 안 봤다. 대학 전공과 다른 일을 해왔다. 업무와 관련된 자격증도 안 땄다. 누가 봐도 맹물 같은 사람이었다. 그때 알았다. 자신은 평균 이하의 삶을 살았다는 걸.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자기 계발을 합니다. 지금 맡은 업무 역량을 키우고, 더 좋은 직장으로 옮기거나, 아니면 자아실현을 목적으로 말이죠. 저마다 목적을 갖고 지금보다 더 나아지려 노력합니다. 일만 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말이죠. 누군가는 잠을 줄여가며 MBA를 취득합니다. 또 누구는 주말을 이용해 석박사 학위를 따기도 하지요. 그런 결과물들이 결국 자신의 몸값을 높이고 더 나은 삶을 보장해 준다고 믿으니까요.


도전한다고 다 성공하는 건 아닙니다. 좌절을 맛보기도 하지요. 그렇다고 그게 꼭 실패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적어도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의 수준을 인식하게 됩니다. 내가 지금 어느 정도 실력인지 알게 되는 거죠. 반대로 도전하지 않았다면 알지 못합니다. 그저 흘러왔고 흘러가는 대로 사는 거죠. 그런 삶은 앞에 적은 글의 주인공과 같을 것입니다. 현실에 안주해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이들이죠.


직장인뿐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실력을 검증받는 과정은 필요합니다. 학생들이 때마다 시험을 보며 학력 수준을 평가받는 것처럼 말이죠. 경쟁이 치열한 기업은 자체적으로 검증을 합니다. 고인 물이 되지 않게 만드는 거죠. 스스로를 입증하며 실력을 쌓아가는 이들도 있습니다. 반대로 도태되는 이들도 분명 있죠. 이 둘의 결말은 굳이 말하지 않겠습니다. 어쩌면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요.


직장에 다니며 매일 읽고 쓰고 매주 수업 듣고 강의하고 2주마다 독서 모임과 무료 특강을 진행합니다. 솔직히 이것만 해도 벅찬 게 사실입니다. 누군가는 엄두도 못 낼 일입니다. 여기에 한 달에 한 번 꼴로 오프라인 모임을 준비합니다. 강사 섭외, 장소 예약, 모집 공지까지 혼자 다 합니다. 유료 강연이라 모집인원에 따라 흥행이 결정됩니다. 이왕이면 만석을 바라고 시작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내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손도 많이 가고 스트레스도 받는 데 굳이 해야 하냐고 되물을 겁니다. 손이 가고 스트레스받아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게 더 많습니다.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실수도 합니다. 처음 경험이라 서툽니다. 주변에서 걱정 섞인 조언도 해줍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만약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배우지 못하는 것들입니다. 하던 일만 계속하면서 어느새 익숙한 삶을 살겠죠. 아무런 발전도 성장도 없이 말이죠.


뜻대로 되지 않는 게 더 많습니다. 그럴수록 더 긍정하려고 노력합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게 내 수준인 게 맞습니다. 내가 어느 정도인지 알면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분명 다음 번은 조금 더 나아질 테니까요. 시행착오 경험이 다음 도전에는 약이 될 겁니다. 점점 실수를 줄여가는 거죠. 시도하지 않았다면 얻지 못한 경험일 것입니다. 시도했기 때문에 처음보다 더 나아질 수 있고요.


사는 대로 사는 건 편합니다. 욕심이 없다면 그렇게 사는 것도 꽤 괜찮은 인생입니다. 저도 욕심이 없었을 땐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사는 걸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욕심이 생겼습니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살고 싶은 욕심입니다. 그러기 위해 매번 도전합니다. 실패가 두렵고 좌절을 맛볼까 불안합니다. 그래도 시도합니다. 그 과정에서 얻는 게 더 많으니까요. 그러면서 점점 더 경쟁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누구나 부러워할 능력을 갖게 될 거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도전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써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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