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이 구하기 어렵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타이레놀이 품귀라니... 이 또한 코로나가 불러온 특이 현상 중 하나이다.
백신 접종을 하고 나면 (코로나 백신이 아니더라도)
주사 부위 통증이나 발적, 발열, 오한, 근육통 (흔히 말하는 몸살기)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여기서 '부'작용은 '不' 작용이 아니다. '副' 부수적인 작용이라는 의미이다. 약물 부작용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뤄보기로 한다. )
코로나 백신을 맞은 후에 비교적 흔하게 발열, 오한 등이 나타난다.
이를 조절해주는 타이레놀을 먹으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약국에 달려간 사람들은 약사에게 '타이레놀 주세요' 이야기를 하니,
일부 약국에서 타이레놀 부족해진 것이다.
다행히 동일 성분이 들어간 대체약이 여러 가지 있다는 것이 발표되면서,
타이레놀 품귀현상은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타이레놀은 존슨앤존슨(얀센)에서 판매하고 있는 진통해열제이다.
(회사 이름에 대한 궁금하다면? 여기로)
사용된 지 50년도 더 된 약물이고, 아스피린과 함께 진통해열제의 대표적인 약물로 알려져 있다.
타이레놀의 활성성분(active ingredient)은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이란 화합물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을 유럽에서는 파라세타몰(paracetamol)이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특정 작용기전을 염두에 두고 약물을 개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지만,
과거에 개발된 약물들은 상당수 약효가 있는 성분을 약으로 만들다 보니, 정확한 작용기전을 모른 채로 사용된 경우가 많다.
타이레놀 역시 그 작용기전이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았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활성화된 시클로옥시게나아제(cyclooxygenase, COX, 콕스라고도 부른다) 효소를 줄여줌으로써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의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작용을 나타내고, 특히 COX-2에 선택적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또, 아세트아미노펜의 대사체인 AM404가 카나비노이드 수용체(cannabinoid receptor)의 작용제(agonist)로 역할을 해서 진통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허가사항을 확인해보면,
타이레놀은 "감기로 인한 발열 및 동통(통증), 두통, 신경통, 근육통, 월경통, 염좌통(삔 통증)과 치통, 관절통, 류마티양 동통(통증)"에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허가사항은 의약품안전나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타이레놀을 먹고 나면, 약 20분에서 1.5시간 정도에 최고혈중농도에 다다른다.
(이는 제형에 따라서도 달리질 수 있다. 타이레놀ER정이라고 하는 서방형 제제의 경우, 최고혈중농도가 늦어지는 대신 효과가 오래간다. 제형에 관한 이야기는 따로 다뤄보기로 한다.)
이는 공복 시 기준이며, 식후 섭취하면 흡수속도가 느려질 수 있기 때문에, 빠른 효과를 원한다면 공복 상태에서 약을 먹는 것이 좋겠다.
타이레놀정의 경우, 4시경 정도 효과가 지속되고, 이는 아세트아미노펜의 반감기가 1.9-2.5시간으로 짧은 편이기 때문이다. (반감기에 대해서는 따로 다루기로...) ER정의 경우는 지속시간이 8시간 정도로 좀 더 긴 편이다.
백신 투여로 인한 발열이나 통증이 면역 반응으로 인한 것이다 보니, 투여 후 바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타이레놀을 먹은 후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발열이나 통증 발생 초기에 약을 바로 먹는 것이 증상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
백신이란 다양한 형태의 물질을 체내에 투여함으로써
(생백신, 사백신 등 구분 있음. 최근 주목받고 있는 mRNA 백신은 새로운 형태의 백신이라고 할 수 있음)
우리 몸에서 면역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흔히 진통해열제로 많이 사용되는 NSAID(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는
이름에서 보이는 것처럼 항 염증 작용을 가지고 있다.
염증이란 유해한 자극에 대한 우리 몸의 반응으로 면역세포, 혈관, 염증 매개체들이 관여한다. 즉, 염증이란 면역반응을 포함하는데, NSAID는 면역 반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NSAID에 속하는 아스피린, 이부프로펜, 셀레콕시브 등은
COVID-19 백신 투여 후 발생하는 발열, 통증에 추천하지 않는다.
긴 글은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첫 글은 이 정도로 마치려고 한다.
많은 것들이 그러하듯이, 우리의 건강을 위해 사용하는 약물 역시, 더 잘 알고 사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