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제야 그때에 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끊이지 않는 걸까. 모든 사물과 모든 이야기는 함께한 기억으로 연결되어 그리움섞인 눈물로 끝이 났다.
보고 싶다, 그립다는 말로는 내 감정과 상태를 다 표현할 수 없었다. 보고 싶다말하고 싶고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도 말하고 싶은데 하소연할 대상은 지금 내 곁에 없다. 결국 나 스스로 온전히 감당해 내야 하는 묵직함을 끌어안고 오늘도 삐져나오는 마음을 꾹꾹 눌러본다.
몇 달이 지났는데도 가끔 숨이 안 쉬어지도록 눈물이 나온다. 얼굴을 직접 맞대고 이별했지만 아직도 믿기지 않을 때가 있다. 도대체 얼마의 시간이 더 지나야 안 아플 수 있을까. 얼마큼 더 아파야 흐릿해진 추억으로 덤덤히 회상할 수 있을까.
함께 했던 시간의 두 배만큼지나고 나면 괜찮아진다는 말에 희망을 걸어봐야겠다.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오늘도 이별의 아픔으로 힘겹게 살아내고 있을 또 다른 누군가를 생각하며 출처 불분명한 작은 위안을 얻는다.
항상 옆에 있었기에 당연한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도 다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 딱히 표현하지도 않았다. 그 말 한마디가 뭐가 어렵다고 그렇게 아꼈을까.
어쩌면 내가 쏟아낸 소소한 투정들을 가지고 가버려서 내 마음이 더 무거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나한테 다시 쏟아내고 갔었더라면 하는 부질없는 후회를 해본다. 나도 언제든지 누군가를 슬프게 하고 마음 아프게 할 수 있기에 다가오는 내일에는 마음표현에 더 솔직해져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Photo by Sookyong Lee
태어나는 순간부터 새로운 만남이 시작되고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이별이 반복될 것이다. 만남과 이별을 아무리 반복해도 어려운 이유는 그 대상과는 처음 겪는 일이기 때문이 아닐까.
함께한 시간이 좋았든 싫었든 내 일생의 일부를 함께 채운 사람이기에 그 시간 그 기억들을 무심하게 놔두려 한다. 굳이 어떻게 하려 하지 않고 어느 날 문득 생각나면 실컷 사랑해 주고 질릴 만큼 증오해 주는 거다. 그렇게 다 아프고 나면 상처에도 딱지가 생기고 흔적이 남겠지만 언제 생긴 상처인지도 모르게 기억이 가물가물해질 것이다.
지금 있는 그곳에서 항상 행복하고 평온하길 그리고 가끔은 날 추억해 주길 바랍니다. 난 아직도 그대를 사랑하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