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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verflowToU Mar 10. 2022

소수의 남자가 살아남는 방법

[21] 청일점으로 살아남기

  홍일점(紅一點). 하나의 붉은 점. 온 통 새파란 덤불 속에 빨간 꽃이 한 송이 피어 있다는 뜻을 담은 말이다. 이 말은 많은 남자들 중에 한 여자가 끼어있을 때를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반대로 많은 여자들 중에 남자가 껴있는 경우는 청일점(靑一點)이라고 한다.


  간호학과에서부터 시작하여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현재 회사에서 일을 할 때까지, 많은 여자들 사이에서 활을 했다. 처음에는 소수의 남자로 살아가는 생활이 쉽지 않았고, 여러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아마 남중, 남고를 나와서 더 했을 것이다. 다행히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그런지, 점차 적응해 나가기 시작했다.

  만약 나보다 앞서 청일점의 삶을 살아간 분에게 조언을 미리 들었다면 좀 더 빨리 적응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다. 그래서 소수의 남자로 생활을 시작하며 빨리 적응하는 팁을 몇 가지 나눠보고자 한다. 어느 부분은 사회생활의 팁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필자가 경험하고 느낀 것이 정답은 아니지만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말을 아끼자


  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다.

인간은 입이 하나, 귀는 둘 있다. 이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 더하라는 뜻이다.


  이 뿐 아니라 말을 많이 하지 말라는 성공한 사람들의 조언들은 많이 있다. 그럼에도 말을 줄이는 게 생각보다 지키는 것이 어렵다. 사람들은 대부분 듣는 것보다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말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특히 자신이 관심 있어하는 주제의 이야기를 하게 되면 대화에 빠져들어 정신없이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하지만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실언이 나올 수 있다.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고, 발 없는 말은 천리를 간다고 했다. 듣지 말아야 될 말을 들어서 문제가 될 일은 거의 없지만,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해서 문제가 되는 일들은 너무나도 많다.

  여러 여자들 사이에서 지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수다스러워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대화를 자주 나누는 환경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말을 많이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말을 하다 보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을 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 들어선 안 될 사람에게 전달할 수도 있다. 의도한 것이 아닐지라도 문제를 야기하고 나면, 돌이키는 것은 정말 어렵다.

  말을 아끼고,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경청의 자세는 여자들이 많은 곳에서 더 빛을 발할 수 있다.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 사이에서 경청을 잘하는 사람은 정말 좋은 대화 상대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면서 적절한 리액션을 보여주는 사람과 대화하면, 계속 이야기를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관계는 가까워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수의 남자가 적응하는데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말을 아끼자



중간만 하자


  소수는 어딜 가나 튄다. 앞서 홍일점에 대한 뜻풀이를 했듯이 다 푸른색인데 혼자 붉은색이면 눈에 확 보일 수밖에 없다. 많은 남자들 속에 홀로 있는 여자는 찾기 쉽고, 반대로 많은 여자들 속에 혼자 있는 남자는 찾기 쉽다. 그래서 눈에 띄는 행동을 하지 않아도 눈에 잘 보이고, 튀는 행동을 하면 더 도드라져 보이는 게 소수의 존재감이다.

  다수 속에 소수의 삶을 살면서 느낀 것은 중간만 하자는 것이었다. 너무 튀어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다른 사람눈에 계속 들어온다. 오히려 더 존재를 두드러지게 하는 언행들은 일부 사람에게 반감을 살 수 있다. 물론 다수의 사람 중에는 그러한 언행을 좋아하거나 지지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존재한다. 그러다 보면 일부 사람들 사이에는 안 좋은 여론이 형성되어 자신에 대한 평가가 돌아다닐 수 있다. 안 좋은 여론은 자신에게 아무 감정이 없던 사람도 선입견을 갖게 만들고, 오해를 도 한다. 결과적으로 눈에 띄는 언행마이너스가 되는 것이다. 

  후광 효과(halo effect)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는 두드러진 특성이 그 사람의 다른 특성을 평가하는 데 전반적인 영향을 미치는 효과라는 뜻°이다. 다수의 사람들 사이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생활해도 소수 사람은 눈에 계속해서 들어오게 된다. 본적인 것들을 하면서 난하게 지내면, 보일 때마다 잘 해내고 있는 것으로 보여서 다른 면 또한 괜찮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학교에서 교수님들도, 병원에서 올드 선생님들도, 남자들중간만 해도 중간 이상의 평가를 하는 것을 보았다. 'OOO 괜찮더라'가 아니라 'OOO 잘하더라'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튀어 보이려고 하거나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무리하는 것보다, 본에 충실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출처: 네이버 심리학 용어 사진



중립을 지켜라


  남중, 남고 생활을 하다가 처음 여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꼈던 차이점 하나는 무리 생활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물론 남자무리 생활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여자들은 좀 더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나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존재한다. 이런 여러 무리들 속에서 소수의 남자들은 갈등을 한다. 어느 무리에 끼는 게 좋을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을지 갈등한다. 속해있는 무리가 아닌 다른 무리 같이 밥 먹자고 이야기할 수도 있고, 내가 스스로 어딘가에 껴야 할 상황들이 있을 수도 있다. 러다 어떤 상황에서 잘못 행동하면 오해를 빚는 일들이 펼쳐진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A 무리와 여러 번 밥도 먹고 카페도 가면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 이야기 속에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안 한 조심스러운 이야기들이나 개인적인 내용들, 누군가를 비판하는 내용들이 섞여있었다. 그런데 어떤 계기로 B 무리와 같이 지내게 되면서 A 무리와는 자연스레 멀어졌다. 그렇다고 A 무리와 등진 것은 아니지만 생활을 하다 보니 B 무리와 가깝게 지내는 상황이 되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A 무리의 한 사람과 B 무리의 한 사람이 사이가 안 좋은 상태였다. 자신은 두 사람 모두와 친하게 지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A 무리의 사람들은 점차 나에게 반갑게 인사해주지 않았으며, 이야기도 잘 나누지 않는 것이 느껴졌다.

  이러한 상황은 C 무리, D 무리까지 등장하며 더 복잡해질 수도 있고, 그들 사이에서 중간에 애매하게 끼는 경우들이 생길 수 있다. 이 무리, 저 무리 돌아다니며 모든 사람과 친하게 지내려고 하다 보면 자칫 어느 무리에서도 환대받지 못하는 신세가 될 수 있다. 많은 수의 사람이 생활하다 보면 서로 안 맞는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 무리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다 보면 자신 또한 함께 배척당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남녀를 떠나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소수의 남자일 때 더 어려운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보면, 만약 여러 무리와 친해졌는데, 동시에 각각 다른 무리에서 조별 과제를 함께 하자고 제안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때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여 거절당한 사람들이 서운함을 느끼게 되면, 그 이후 서로의 관계가 (겉으로 티는 안 나지만) 조금씩 소원해질 수 있다. 한쪽이 서운하지 않게 잘 거절하거나, 차라리 적절한 핑계를 대고 어느 쪽도 참여하지 않는 편이 나을 때가 있을 수 있다.

   예시들은 함께 생활하다 보면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일들이다. 꼭 모든 사람이랑 잘 지내야 되고, 어느 무리에도 속하지 말아야 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고 어떠한 무리에 속해서 생활하는 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가져다준다. 그렇기 때문에 한 무리에 속해서 생활을 하면서 다른 친구들 혹은 다른 직장동료와도 잘 지낼 수 있지만, 그 사이에서 적절한 반응과 중립을 지키는 스탠스를 취하지 못하면 좋은 사람들관계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혹시 사이가 틀어진 사람들 사이에 끼어 서로의 안 좋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적절히 반응해주고, 말을 아끼며 중립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때에 따라 손 들고 나서라


  학교 생활에서, 병원에서 환자를 볼 때도, 누군가는 해야 되는 일인데 모두가 꺼려하는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는 사람은 힘들어질 것이 뻔해서 자신은 안 하고 싶은데, 누군가 나서서 하긴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럴 땐 누가 나서서 해주면 정말 고마울 것. 만약 그 상황이 감당하기 정말 힘든 것이 아니라면, 손을 들고 나서보자. 남자가 나섰을 때 청일점 생활에 큰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위에서 '중간만 해라'라고 이야기했으면서 왜 나서라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될 수 있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된다. 하지만 경우 따라 모두가 꺼려하는 상황에서 먼저 나선다면, 다른 사람들이 고마움을 느끼고, 그로 인해 좋은 계가 형성되는데 밑바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상황이다. 중환자실에서 모든 간호사가 2명씩 환자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일반 병동에서 상태가 악화된 환자가 내려오게 되었다. 책임 간호사가 환자를 간호사 한 명에게 배정해줘야 하는데, 현재 근무하는 간호사 중 누군가에게 맡기기엔 담당하고 있는 환자의 중증도가 비슷했고, 다들 빠듯하게 일을 하고 있었다. 누구도 선뜻 본인이 담당하겠다고 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럴 때 누구 한 명이 나서 준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 손을 드는 사람이 있다면 더욱더 든든함을 느낄 수 있다. 고마움을 느낀 간호사들은 환자가 중환자실에 입실했을 때, 침대로 다가와서 배액관 확인이나 투약, 활력징후 측정 한 번이라도 더 도와주고 무사히 환자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곤 한다.  

  만약  같은 상황이 발생했고 본인이 감당할만한 상황이라면, 때론 나서보길 추천한다. 소수인 남자 간호사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디든 만찬 가지지만 함께 지내는 사람들의 평가는 중요하다. 학교에서 좋은 평가와 함께 원만한 관계를 갖게 되면, 서로 정보를 공유하거나 공부나 실습에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 병원에서 일하는 동료들의 평가가 좋아질수록 일하는 것은 편해진다. 험상, 일을 하다가 바쁜 상황이 되면, 친거나 평가가 좋은 사람을 좀 도와주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인수인계할 때 잘못한 점이 발견되더라도, 평소엔 잘하는실수한 것이라 생각하여, 간단한 지적만 하거나 말없이 수정해주기도 한다. 모르는게 생겼을 때 맘 편히 물어보기도 좋다. 그러므로 여자들 속에 소수의 남자로서 두루두루 좋은 관계를 형성,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생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몇 가지 나눈 팁이 청일점으로 어딘가 적응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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