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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색 Dec 08. 2021

단색, 생리팬티 개발일지 #3

팬티 + 생리 + 기술 = 컴포트에어!

"생리 3,4일째는 양이 애매해서 생리대 착용하면 냄새도 심하고, 계속 차고 있으면 엉덩이도 짓무르고.. 한 달에 한 번 무한 반복이었는데, 이 두 가지 신경 안 써도 되어서 너무 편하고 좋아요. 과연 세탁 시 잔여물 없이 지워질까? 했는데 정말 새 거처럼 세탁도 잘 되네요 ㅎㅎ"

"양 많은 날 입고 6시간 외출했는데 정말 신기하게 흡수도 잘 되고 찝찝함도 없고 냄새도 없고 거기다 너무 편해서 정말 그날 같지 않은 그날을 보내게 되었어요! 세탁도 설명서대로 물에 조물조물하고 효소세제로 가볍게 세탁 후 말리니 다시 착용해도 이상 없고 좋아요ㅠㅠ"



식약처의 장벽? 오히려 좋아

논샘팬티 런칭 전, 식약처 허가 없이는 '생리'라는 말을 쓸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면서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전 직원이 생리팬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빠짐없이 알고 있어야 어떤 위기에도 대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본적으로 의류를 만드는 과정은 <원사-직조-원단-염색-가공-재단-임가공-제품-불량확인-제품포장-물류-배송> 총 11개의 과정을 통해 고객에게 전달된다. 대부분의 의류 브랜드는 제품 단계부터 관여를 하고, 그 앞의 7개 과정은 전문 대행업체에 맡겨서 제품 컨펌만 한다. 특히 중소 업체는 자본이 부족해 대행 프로모션 업체를 통한 생산조차 어려워 도매처에서 사입하는 것이 실정이다. 대형 업체의 경우 전사관리를 할 필요가 없다. 프로모션 업체들끼리 경쟁하게 만들어 가격을 낮추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단색은 기존 속옷업계를 바꾸기 위해 탄생한 스타트업인지라 처음부터 자체 생산을 추구했고, 생리팬티 허가를 위해서라도 제품이 제작되는 모든 과정을 알아야 했다. 물론 한 번도 만들어본 적 없는 제품에 대해 모두가 관련 정보를 샅샅이 파악한다는 것이 쉬운 문제는 아니었다.


출근하면 샘플 받아서 후기 공유하는 게 하루 일과였다는 웃픈 이야기 하하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시작했지만, 덕분에 전 직원이 툭 치면 생리팬티 제조 과정을 읊을 수 있는 경지에 올랐다. 모든 과정을 숙지하면서 제품에 불만이 있을 때마다 어떤 공정 단계를 바꾸면 개선할 수 있는지 바로바로 인지할 수 있었고 17번이나 제품을 리뉴얼하며 기술력 향상을 이뤘다. 샘플 시험착용도 직접 하다 보니 완성된 제품에 대한 믿음이 높아서 자발적으로 VIP 고객이 된 직원들이 많다. 그 사람이 바로 나예요



컴포트에어만의 흡수 원단을 찾아라!

일반 여성 팬티 타입에 흡수 패드를 더하는 것이 골자라서 디자인을 정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사업의 근간이 될 흡수 원단이었다. 생리혈을 최대한 많이 빨아들이는 동시에 빠르게 건조되고 세탁도 잘 되어야 하니 첩첩산중이었다.


우선 해외 위생팬티와 요실금 팬티 중 흡수가 잘 되기로 유명한 제품들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며 분석했다. 그걸 토대로 다양한 흡수 원단 샘플을 만들었는데, 기대만큼 혁신적으로 흡수도 빠르고 건조도 빠른 원단을 구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2중, 3중 구조를 더할수록 오히려 생리대 같아져서 샘플을 만들수록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얇으면서 흡수도 잘 되고 건조도 잘 되는 원단은 존재하지 않는 걸까?"

"안 되겠다, 속옷을 벗어나 보자."



속옷이지만 속옷이 아닙니다.

기성 속옷 원단에서 가장 좋은 걸로는 단색이 원하는 수준의 흡수력을 구현할 수 없었다. 흡수량이 적어서 생리대를 깔아야 한다면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원단으로 찾는 건 한계가 있다 느끼고 그 전 단계인 원사 개발에 돌입했다. 언더웨어에 국한하지 않는다면 기능성 원사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늘 그랬듯 이제 시작하는 중소기업이 원사를 만들겠다고 나서니 100개가 넘는 회사에 메일을 보냈지만 답변은 거절에 거절이었다. 생리팬티 개발에 몰입한 지 꼬박 1년이 지난 2018년 9월, 드디어 해외의 원사 업체에서 미팅을 해보자는 연락을 받았다. 어둡기만 했던 지난 시간들 속에서 한 줄기 희망의 빛을 잡은 심정으로 미팅을 했다. 그러고 나니 갑자기 일본, 중국 등 각국의 업체에서 미팅을 수락해왔다. 그중 가장 기술력이 좋은 일본 원사 브랜드와 협업을 해보기로 했고 그렇게 원사 제작을 시작했다.


세상에 없던, 속옷에는 쓰이지 않던 기능성 원사를 적용하면서 단색은 총 4건의 생리대 기능성 속옷 특허를 출원했다.


어떤 노력을 했는지 특허 내용을 잠시 소개하자면..


<발명을 통해서 해결하려는 과제>

- 본 발명은 여성의 생리기간에 발생하는 생리혈 또는 질 분비물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고 생리혈 또는 질 분비물에 의한 냄새 발생을 방지할 수 있는 생리용 기능성 속옷에 대한 것이다.  

- 본 발명은 또한 일정 시간 이상 사용 시 사용자가 느낄 수 있는 찝찝함과 이물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생리용 기능성 속옷에 대한 것이다. 

- 본 발명은 더욱이 속옷이 늘어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생리혈 또는 질 분비물의 샘 문제를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고 반복 사용에 따른 흡수성 감소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생리용 기능성 속옷에 대한 것이다. 


<단색 컴포트에어 원사 주요 특징>

1. 세라믹 입자 함유 & 모세관현상 극대화 원사

- 특수 세라믹으로 분비물을 흡수해서 공기로 날려 쾌적하게 만드는 기능 구현

- 굵기가 다른 원사를 십자형태로 결합해 생리혈을 빠르게 흡수면으로 확산

- 모세관현상에 의해 세탁 반복 시에도 내구성 우수


2. 클로헥시딘 코팅을 통한 항균성 섬유(인하대학교 산학협력)

- 미생물이 섬유와 접촉하는 즉시 살균 & 악취 억제

- 24시간 내 폐렴균, 대장균 99.9% 소멸

- 독성 없음(주로 수술복, 환자복으로 쓰임)


3. 두께와 관계없는 초발수성 섬유 (숙명여자대학교 산학협력)

- 전기방사법을 사용한 섬유 제조

- 방수포 원단(요실금 기타 배뇨기 장애가 있는 환자도 사용)

- 흡수 패드 두께 최소화


직접 해보고서도 놀라워서 믿기 힘들었던 논샘팬티의 흡수력


봐 단색아, 하면 된다니까

시작은 막막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개발을 하다 보니 어느새 원사까지 직접 제작하는 유일무이한 기업이 되어있었다. 그 결과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 1027% 달성을 시작으로 2018년에 월 매출 1억을 돌파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저 안 울어요 여러분



그런데...

5500억 생리대 시장 점령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예고편>

단색, 생리팬티 개발일지 #4


생리팬티 진짜 필요한 거 맞아?

부제: 고객의 소리를 찾아서


논샘팬티 런칭 첫 해, 바로 매출 100억을 찍고 얼마 안 가 유니콘 기업이 될 줄 알았다. 지구의 반은 여자고, 생리팬티의 필요성은 창업자와 직원들 모두가 공감했으니까.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기대만큼 핫하지 않았다. 우리가 뭘 놓친 걸까. 생리팬티 이거, 진짜 사람들한테 필요한 거 맞을까...?


https://brunch.co.kr/@dansaek/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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