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색 Mar 07. 2022

단색, 컴포트에어 라이너 개발일지 #1

그날, 양에 따라 컴포트에어를 선택해보세요

"저한테 필요했던 속옷입니다! 생리팬티 너무 잘 입고 있어서 바로 세트로 샀어요. 며칠 입었는데 젖지 않아서 편하게 착용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팬티라이너는 뒤틀리고 해서 안 쓰고 탐폰을 쓰는데 이젠 안 써도 되네욤 ㅎㅎ"


문화가 변하고 있다

생리팬티 출시 어언 5년 차, 리뷰 내용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2019년 이전 후기들은 대부분 '신박하다', '호기심에 써본다', '생각보다 괜찮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최근 후기들은 '생리 시작한 딸아이를 위해 구입했다', '초경할 딸내미 준비로 먼저 써보려고 주문한다', '입어보고 너무 맘에 들어서 조카에게 선물하고 초경 전인 딸을 위해 준비해 두었다'는 내용이 많다.


컴포트에어(구 논샘팬티) 리뷰를 전수 조사한 결과, 2019년 12월 31일 이전에는 '초경' 키워드가 포함된 리뷰가 단 한 건도 없다. 반면, 2020년 1월 1일 이후에는 169건이나 '초경' 키워드를 포함하고 있다. 여성들이 생애 첫 생리용품으로 '생리팬티'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이전에는 불가능에 가까웠던 학생/가족 유튜브 생리팬티 후기 콘텐츠 (이제는 먼저 협찬 문의가 들어오기도 한다)


문화가 변하니 해결 방법이 달라진다

'초경=생리대 구비'였던 문화가 '초경=생리팬티 구입'으로 바뀌면서 리뷰를 대하는 단색 직원들의 태도도 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라이너는 움직임이 많은 저에게 접착면 때문에 불편했어요. 조금씩 묻어 나오는 것 때문에 팬티 여러 장 버리다가 결국 구매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흡수력 정말 좋네요. 그런데 냄새가 많이 나요ㅠㅠ 그래서 되도록이면 하루 2, 3번 정도 갈아입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름이라서 그런지 팬티 뒷부분까지 덮어버리는 두꺼운 부분이 굉장히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참고로 왜 3개 세트로 파는지 입어보니 알겠더라고요. 팬티 건조에 하루 꼬박 걸립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만족합니다!"


 2019년에 위와 같은 리뷰가 달렸다. 해당 리뷰에서 쟁점 사항은 3가지였다. 


① 하루 2~3번 갈아입어야 할 것 같다 

② 여름이라서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③ 팬티 건조에 하루 꼬박 걸린다


당시 직원들 반응은 '니즈가 상충된다. 하나의 생리팬티로 해결이 어렵다. 생리대와 적절하게 혼용하면 된다.'였다. 생리팬티가 생리대를 온전하게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컴포트에어만으로 생리 기간을 보낸다는 후기가 늘면서 직원들의 사고방식이 바뀌었다.


"생리팬티를 생리대처럼 매일 다른 종류로 입을 수 있게 해 주면 되지 않을까?"


하루 2~3번 갈아입을 정도로 양이 많다면 흡수량을 2~3배 늘린 버전을, 여름이라서 답답하다면 심리스로 얇게 통기성 극대화 버전을, 건조에 하루가 걸린다면 반나절 안에 건조될 정도로 라이트한 버전을 만들어주면 되지!


그렇게 차례차례 버전을 늘려 지금의 < 라이너 - 라이트 - 베이직 - 하이웨스트 - 드로즈 > 구성을 갖추게 되었다.


2020년 여름, 라이트한 버전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심리스로 출시한 "컴포트에어 라이트" (하늘색은 여름 시즌 컬러)


요즘 대박집의 비결은 '커스터마이징'에 있다

한 가지 음식을 고집하는 게 전통 맛집이라면, 고객 니즈에 맞춰 다양한 선택지를 주는 게 요즘 대박집이다. 단색이 국내 최초로 생리팬티를 개발한 이후, 4년이 지나도록 팬티라이너 버전의 생리팬티를 별도로 출시한 브랜드는 없었다. 이유는 명확하다. 재고 리스크.


생리대는 '양이 많은 날은 오버나이트, 양이 적은 날은 팬티라이너' 같은 공식이 있다. 그런데 생리팬티는 아직 시장이 형성 중이라 업체마다 다른 이야기를 하다 보니 누군가는 '생리팬티=팬티라이너 대용', 누군가는 '생리팬티=생리대 대용'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혹시 판매가 저조해서 재고가 쌓일까 하는 걱정에 선뜻 라이너 버전 출시를 제안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저는 평소에도 질 분비물이 많은데 생리팬티는 두껍네요. 데일리로도 입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남겨주시는 후기에 "소중한 후기 남겨주셔서 감사드려요. 고객님께서 남겨주신 의견은 제품 제작 시 반영하여 더욱 좋은 상품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만 답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도전했다.


'붙이지 말고 입으세요. 컴포트에어 라이너'



<예고편>

단색, 컴포트에어 라이너 개발일지 #2


라이트가 있는데 라이너도 만들어야 해?

제품 개발 과정의 90%는 내부 설득이다. 스스로도 '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 어떤 고객도 설득하지 못하리라. 그래서 컴포트에어 심리스 버전으로 라이트를 만들었는데 왜 또 라이너를 만들어야 하냐고?


단색, 컴포트에어 라이너 개발일지 #2 (brunch.co.k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