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정보 한가득
틈날 때마다 여행 책자를 살펴보고 있다. 여행 책들은 인터넷의 집단광고지성보다 나름 객관적 정보를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집 앞 도서관에 갔더니, 최신 여행 책이 별로 없다. 아마도 여행 책은 생명이 짧은 데다가, 올 컬러라 단가도 비싸고, 인터넷의 재빠름을 따라가기에는 너무 느려서, 이제는 잘 안 나오나 보다 했다.
그러던 중 집에서 <추천! 가볼 만한 곳 100>을 우연히? 발견했다. 2017년 10월에 출간된 책이므로, 도서관의 그 어떤 여행 책들보다 훨씬 최신이었다. 게다가 한국관광공사가 만든 책이니 일단 괜찮아 보인다!
관광지 필터링도 좋았다. 100군데의 국내 관광지를 소개하고 나서, 계절별, 여행자별 등으로 나눠 볼 수 있게 해 줬다. 아, 또 좋았던 건, 사진이다. 각 관광지별로 서너 개의 사진이 실려있는데, 클로즈업 예쁜 사진이 아니라 대부분 넓게 멀리서 찍은 솔직한 사진이다.
잠깐 딴 얘기를 하자면, 인터넷에는 너무 예쁜 사진만 많다. 충분히 사진의 맥락을 공유하지 못한 채 예쁨에만 집중하는 경우도 많다. 가령, 경주 불국사에 가서 찍어 올리는 사진이, 아이폰 인물사진 모드로 아웃포커싱 해서 찍은 꽃 한 송이다. 꽃잎은 집 앞에서도 볼 수 있는 거 아닌가! 물론 예쁘게 잘 나온 꽃이니 딱 봐서는 기분이 좋아질 수 있겠지만, 정보원로서의 영양가는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 예쁜 사진만 많이 보면 당연히 나도 모르게 그 장소가 모두 예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렇게 '꼭 가보고 싶은 곳' 버킷리스트에 들어가 버린다. 그러나 실제 가보면 기대와 달라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주의해야 한다.
내친김에, 한국관광공사의 "대한민국 구석구석"이라는 웹사이트를 살펴보고, 앱도 깔았다.
https://korean.visitkorea.or.kr/main/main.html
"국내여행의 믿을 구석"이라는 문구가 실제로 참 믿을만하게 들린다!
웹사이트에는 위 책의 전자책 버전을 볼 수 있고, 훨씬 다양한 여행 테마와 여행지와 축제와 정보, 관광 지도 등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일종의 국내 여행 정보 공유 플랫폼의 역할도 하고 있었다. 가족 한 달 여행을 준비하면서 자주 들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