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하게 되면 정리할 것이 한 두 개 아니다.
일적으로 인수인계가 끝내며 개인 핸드폰에 저장해 둔 거래처도 정리를 위해 연락처 ㄱ부터 천천히 올리면 삭제하다 보면 익숙한 듯 낯설어진 이름들이 보인다. 어떤 이름들은 고민 없이 삭제를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조금은 망설여지는 이름들이 있다. 최근에 모임에서 그날의 분위기로 연락처를 교환하게 된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런 연락처는 앞으로 변화를 겪을 수 있기에 남겨두는 경우도 있고 무엇보다 굉장히 주저하게 되는 경우는 아주 오래전 한 직장에서 만난 동료들. 한때는 이들과 회사에서 일과 이후 시간을 으쌰으쌰 하면 거의 매일을 같이 보내다 보니 '맨날 술이야'라는 자연스러운 별칭이 생기기도 했던. 형제자매 같던 그 동생들. 오래도록 같이하자는 약속도 하고 그래도 띄엄띄엄 이어지던 연락도 시간이라는 세월 앞엔 장사가 없듯이
망각의 강에 흐려지고 개인의 삶이 더 뚜렷해지면서 나의 작은 미련으로 잡고 있던 삭아버린 인연의 끈을 놓는다. 연락처에서 이름조차 데면데면 해 버린 그 시절을 이제는 곱게 덮어 나중나중에 살포시 펼쳐보리라.
새로운 인연은 소중하게 보내줄 인연은 미련을 두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