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tana - Smooth (feat. Rob Thomas)
주찬은 얼마 전 '리얼돌'과 결혼한 중국 남성의 기사를 보았다. 좋아! 여자들이 비싼척하면서 이 몸을 만나주지 않을 거라면 너희들보다 훨씬 예쁘고 말도 잘 듣는 인형과 결혼을 하겠어. 주찬은 얼마 전 이태원에 문을 연 '리얼돌' 커스텀 샵을 방문했다. 리얼돌 커스텀 샵에는 다섯 살 여아부터 끝내주는 몸매를 가진 50대 여성까지 매우 다양했다. 주찬은 이태원에 위치한 13평짜리 공간 안에서 전 지구의 여성을 손에 넣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 얼굴은 최대한 하얗게... 쌍꺼풀은 없는 게 좋아요. 마치 박소담처럼. 순둥순둥 상이요. 머리는 긴 갈색머리였으면 좋겠고, 메이크업은 연하게... 진한 메이크업은 싼 여자 같잖아요? 키는... 162였으면 좋겠어요. 허벅지와 엉덩이는 빵빵하게... 글래머러스한 스타일로. 가슴은 한... C컵 정도? 옷은 딱 붙는 스키니진에 딱 붙는 하얀 티셔츠요.
- 음음, 좋아요. 피부 재질에 따라서 견적이 좀 달라지는데... 인간 살결에 최대한 가까운 재질은 이 맞춤 견적으로는 한... 850 정도 나올 것 같아요. 좀 무리시면 다른 옵션 선택하실 수도 있고요.
850만 원? 젠장, 인형마저도 김치녀였군. 그래도... 한 5년 쓴다고 생각하면... 1년에 170만 원. 하... 한 달에 10만 원 조금 더 투자하는 셈이군. 너무 비싸. 세상에 말도 못 하는 저 인형이 850이나 한다니.
- 그냥 재질은 제일 싼 걸로 해주세요.
- 가장 저렴한 옵션은 플라스틱 재질이라 너무 차거나 뜨거운 곳에서 균열이 생길 수 있어요. 특히 전열기구는 좀 피해 주셔야 해요. 녹을 수 있습니다. 그럼... 한 160만 원까지 내릴 수 있을 것 같네요.
3주 후 주찬은 괴랄하게 누워있는 대형 택배를 수령했다. 주찬은 인형에게 '수애'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수애가 아파트 복도에서 파란 봉지에 쌓여있는 꼴이 마치 살인사건 현장 같았다. 주찬은 어서 수애를 뜯어보았다. 순둥순둥 강아지상의 글래머! 내가 딱 찾던 스타일이야. 주찬은 얼굴을 혀로 핥았다. 아직 덜 마른 페인트 냄새가 코 끝을 스쳤다.
우리 이제부터 5년 동안 연애하는 거야, 내 사랑.
Oct. 27th of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