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긍정 Jun 13. 2021

뉴 퀴즈 온 더 VOC

뽀시래기 인턴 PO는 고객의 목소리가 듣고싶다.

 You Quiz?

타코 백 개 받아야 마땅한 CX 뉴비포럼

이전 포스팅에서 언급한 것처럼, 클래스101은 버디와 함께하는 오피스 투어와 클원 여권, 클둥학개론, 가이드북 등 다양한 온보딩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번 글에서는 온보딩 중 가장 좋았던 CX팀의 뉴비포럼을 소개하려 한다. CX 뉴비포럼은 매주 목요일마다 진행되는데, 나도 이 글을 쓸 겸 다시 듣고 싶어 신청하려니 최근 입사자들이 너무 많아서 직무 온보딩부터 집중하느라 잠시 중단되었다고 한다.


글의 편의상 CX 뉴비포럼을 진행한 동료를 '유느님'으로 부르려 한다. 실제로 그의 닉네임이 유로 시작하기도 하고, 성격도 유재석 님처럼 쏘스윗하다. 또 입사 4일째라 동기들끼리 참 어색한 상황이었는데, 유쾌한 진행 능력으로 해당 온보딩 시간을 정말 재밌고 유익하게 잘 이끌어주었다.


CX 뉴비포럼은 클래스101의 실제 VOC 사례를 활용한 퀴즈 타임으로 진행된다. 그래서 내가 이 글을 발행하는 순간, 두 개 뿐이지만 문제가 유출되기 때문에 그는 새로운 콘텐츠로 업데이트 해야 한다 ㄴʕʘ‿ʘʔㄱ,, 미리 양해는 구했지만 그래도 이 글을 빌어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꾸벅)


CXD는 Customer eXperience Developer의 약자로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것을 넘어, 해당 피드백들을 바탕으로 고객 경험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CS는 이슈 후 해결에 집중하고, CX는 이슈 전 예방에 집중한다.






첫 번째 퀴즈! 최근 한 달간 가장 많았던 문의사항은? (2021년 3월 기준)

클래스101 직원도 퇴근하면 클원을 합니다. 심지어 회사 돈으로 해서 더 재밌음.


입사 첫 주에 나는 페이스북 광고로 유입된 신규 유저의 Customer Journey Map을 그리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 내가 발견한 폐인 포인트. 이 전에 어떤 SNS로 가입했었는지 문의하는 [계정찾기]를 예상했다. 그런데 Account Manager인 동료는 [환불]을, MD인 동료는 [배송문의]를, 마케터 동료는 [이벤트 쿠폰 문의]를 예상했다. 그 외로도 다양한 직군의 동료들이 본인의 역할에서 겪는 고객의 불편함을 예상했다.



이때 느낀 충격은 내가 '배송'을 생각지도 못한 것이다. 왜냐하면 고객 여정 지도를 결제로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클원은 준비물까지 챙겨주는 온라인 클래스로, 고객은 대략 아래와 같은 플로우를 경험한다.

메인페이지 탐색과 검색 ➝ 상품 상세페이지 ➝ 회원가입 ➝ 카드등록 ➝ 결제 ➝ 준비물 수령 ➝ 온라인 수강 ➝ 미션 수행을 통한 크리에이터님과의 소통 ➝ 후기 작성 ➝ 포인트와 할인 쿠폰 수령


즉, 결제는 반 밖에 안 온 셈이다. 내가 속한 조직이 유입부터 결제까지 담당하기 때문에, 절로 시야가 좁았던 것이다. 이를 CX 뉴비포럼 덕분에 입사 첫 주에 바로 자각할 수 있었다. 또 동기들끼리도 서로 다른 일을 하지만 그 연결성과 더불어 고객 경험에 주는 전체적인 영향 등을 깨달을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참고로 2021년 3월 한 달 기준, 가장 많았던 질문은 '수강기간 연장 요청'이다.

그래서 6월 1일, 만료되었던 클래스들이 모두 부활하는 월정액 구독 서비스 101Prime이 출시되었다.


다른 플랫폼은 무제한 수강인데, 그동안 클원은 5개월이라는 수강 기간을 정해두고 있었다.

사실 나는 입사 전에 '객단가도 비싼데, 수강 기간까지 제한이 있다니?' 꽤나 치사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제하고 보면 다른 곳들처럼 클래스 오픈하고 !  아니라 전략적인 푸시 알림과 미션 수행, 포인트 지급  완강을 위한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들이 기다리고 있다. 내가 직원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온라인으로 무언갈 한번 배워보고 싶은데, 의지가 약한 분들이라면 클래스101 이용하시길 추천드린다.

+ CRM 마케팅과 관련해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클래스101은 왜 자꾸 수강하러 오라고 할까? 






두 번째 퀴즈! 아래와 같은 상황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클래스101에서는 고객을 '클래스메이트'라 부른다. 한 클래스메이트 분께서 "주문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 혹시 준비물은 언제 올까요?"라는 문의사항을 남겨주셨다. 유느님이 처음에는 이를 배송 문의로 생각하고 파악해보니, 하단 사진의 오른쪽 탭. 수강만 제공하는 옵션으로 구매하신 상황이었다.


준비물이 포함된 올인원 패키지 / 수강만 가능한 패키지

내 인턴 일기에서 클원의 사실 여부 파악 방법과 그에 대한 응대 내용을 밝힐 순 없지만 근본적으로 이러한 상황의 문제는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아까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직무의 동료들이 본인의 역할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대답하기 시작했다.

준비물 값을 받고 총알 배송으로 보내드린다, 긍정적인 상담 마무리를 위해 포인트를 지급해 드린다, 패키지 선택 후 확인을 되묻는 로직을 추가한다 등등.. 그리고 나는 아래와 같이 답했다.




준비물을 포함한 패키지 선택 탭에는, 준비물 박스 일러스트를 추가하면 어떨까?

Before & After

딱 봐도 박스가 포함된 탭이 무언갈 보내주는 것 같지 않은가? 그 당시엔 내 대답이 꽤 마음에 들었었다.

하지만 이 일기를 쓰는, 클원에 입사한 지 두 달이 된 지금의 나는 조금 더 생각이 많아졌다.

드로잉이나 공예, 베이킹 등 취미 카테고리는 패키지가 '준비물'이지만, 주식이나 부업, 직무교육 등 커리어 카테고리는 패키지가 '1:1 코칭권'이다. 그렇다면 박스 일러스트 추가는 전체 카테고리를 고려했을 때, 효율적인 해결책이 아닌 셈이다.


꼭 박스가 아니더라도 "이미지를 추가한다면, 패키지 착각으로 인한 배송 및 환불 문의사항이 줄어들 것이다" 라는 가설을 실험하기 위해 어떤 직무의 동료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겪는 비율과 빈도는 어느정도일까? 전체 고객 경험으로 놓고보면 이건 어떤 우선순위에 해당하는 문제일까?






 논의의 시작은 문제로부터

이 글을 쓰며 다른 PO에게 위 이야기를 꺼내보았다. 그런데 그는 "어떤 게 헷갈려서 수강권 ONLY로 구매하시게 됐을까?"라고 답했다. ㄴʕʘ‿ʘʔㄱ 그러게? 노른자 인턴은 다시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고객은 어떤 게 헷갈려서 의도와 다른 주문을 했고, 왜 잘못 주문한 지 그동안 몰랐었고, 왜 한 달 동안 문의 없이 기다리기만 하셨을까? 사실 고민해보지 않았다. 단지 어떻게 하면 린하게 기존 디자인과 조건문의 쿠폰 배지를 건드리지 않고, 둘의 차이를 직관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 하며 해결책만을 고민했을 뿐이었다.


해결책부터 생각하는 나쁜 습관을 자각하게 된 계기


생각이 많아지는 하루였다. 정말 문제에 집중하게 되면, 단순하게 문구나 컬러를 변경하고 이미지를 빼거나 추가하는 정도를 넘어 UX Flow 자체를 바꿔야 할 수도 있다. 해결책부터 떠올리기 시작하면, 더 좋은 방법을 고심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내가 처음 봤던 클래스101의 모습

세 달 전 티타임을 위해 오피스에 왔을 때 내가 처음 본 클래스101의 포스터는 "논의의 시작은 문제로부터"였다.


그땐 속으로 '되게 당연한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는데, 일을 하는 내내 느끼는 거지만 문제의 본질부터 집중하기 정말 쉽지 않다. 그리고 그걸 잘하는 사람이 진정한 프로덕트 오너가 아닐까 싶다.






 STEP BY STEP 

프로덕트 천재가 되자되자 천재가 되자

CX 뉴비포럼 이후로 나는 유느님과 친해지게 되었고,  덕분에 고객의 목소리에  기울이는 습관을 노력하게 되었다. 나는 매주 월요일, 본격적인 업무  CX 채널톡의 일주일 기준 대시보드와 구글 플레이/앱스토어 후기를 모두 확인한다. 특별한 프로모션이 있었던 주간은 네이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SNS 후기도 모두 본다. 고객의 직접적인 피드백들을 체크하고, 내가   있는 일은 무엇일지 고민한다.


프로덕트 오너로 일하고는 있지만 사실 내겐 너무 먼 이야기 같다. 그래서 하루도 빠짐없이 퇴근 후 서비스 기획과 PM 관련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홍진경 님처럼 책상에만 앉으면 자꾸 청소가 하고 싶다. (ㅠㅋㅋㅋ) STEP BY STEP! 차근차근 공부해서 나도 프로덕트 천재가 되어야겠다. 천재가 되자 되자! ‘٩꒰。•◡•。꒱۶’


끝으로 매일 VOC의 뉴 퀴즈를 풀어나가는 CX팀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꼭 말해주고 싶다.

내가 PO 꿈꾸게  이유가 코레일과 넷플릭스에 보낸 VOC였던 것처럼, 거기엔 사실 우리가 모르는 고객의 문제와 해결책이 많이 숨겨져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걸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들이  멋지다.






 별 것 없는 TMI

뉴비 포럼이 끝나고, 바로 그다음 주 월요일부터 대시보드와 여러 후기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마케터 동료가 제보한 댓글을 보게 되었다.


아크릴화에 도전하는 74세 클래스메이트 분과, 영종도라는 섬에서 미술을 가르치고 계신 크리에이터분의 만남이었다. 온라인으로 연결을 만든다는건 참 귀한 일이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는 이 일을 정말 사랑하게 될 것 같아 :')
이전 11화 잘 녹인 UX Writing, 열 구구절절 안 부럽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