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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훈 Dec 14. 2018

CCTV의 진화 → 지능형 CCTV 필요성 대두

보고 듣고 말하고 분석까지…AI 만나 스스로 진단하고 예방하는 첨단 기기

바로 어제였죠. 선릉역 칼부림 사건…SBS가 CCTV 화면을 공개해 사건의 전말을 보여줬죠. 요즘 이런 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네요. 아무쪼록 이런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요. 어쨌든, 이런 각종 범죄사건에서 사건 해결을 위한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하는 것은 바로 CCTV에요. 하지만, 이번 선릉역 사건처럼 CCTV는 단순 방범 CCTV고 오래 전에 설치한 CCTV라서 화면도 제대로 안 보이고 별 다른 기능이 없었어요. 단순히 보는 용도로 밖에 못 쓰였죠.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CCTV가 스스로 위험을 감지하고 분석해 위험상황을 즉각 알리고 미리 발생을 경고하는 등 <지능형 CCTV>로 발전하고 있어요. 지능형 CCTV였다면, 해당 사건을 예방할 수 있었을거에요. 


CCTV 영상이 너무 흐리고 흑백이라 제대로 안 보이시죠? 지능형 CCTV가 필요한 이유를 이제부터 설명할께요.(출처: SBS)


만약에, 선릉역 CCTV가 지능형 CCTV였다면, 폭력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을 CCTV가 즉각 감지하고 곧바로 경고 방송을 하면서 관제센터에 해당 상황을 전파, 사건이 생기기 전에 미리 차단했을 수 있을 거예요. 이 외에 고양 저유소 화재 사건 그리고 KT 아현지사 화재 사건 역시 지능형 CCTV가 있었다면, 사전에 감지하고 방비할 수 있었을 거에요. 점점 더 많아지는 각종 범죄 사건과 그리고 재난사태에서 지능형 CCTV를 통해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절실해지고 있어요. 오늘은 지능형 CCTV에 대해 살펴볼까 해요.


사람 눈으로만 바라봐야 하는 CCTV의 한계


CCTV라는 것은 <Closed Circuit TeleVision>의 줄임말이에요. 즉, 폐쇄회로 텔레비전이란 뜻이죠. CCTV는 말 그대로 특정 장소에 있는 화면을 특정 장소에 전파하는 역할만 했어요. 그러다가 CCTV를 통해 범죄 예방 및 억제효과, 범인 발견 및 체포의 용이성, 범죄에 대한 두려움 감소, 경찰인력 보완 등 다양한 이점이 있는 걸 발견하고 CCTV를 방범용으로 많이 설치하게 됐죠,(길 가다가 CCTV를 보면 괜히 움찔하게 되는 것처럼요 ㅎㅎ)


그런데 초창기때는 CCTV가 "나를 안전하게 지킨다"는 인식보다는 "나를 감시하고 있다"는 인식이 훨씬 높았다고 해요. 그래서 CCTV를 설치하려고 해도 주민 설명회를 통해 이것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고 또 시민단체로부터 사생활 침해 받는다고 항의받기도 하고 많이 어려웠다고 하네요. 지금도 개인 정보 보호 문제에 시달리고 있죠.


하지만, 이제는 <감시>에서 <안전>으로 인식이 많이 바꼈어요. 오히려 자기 집 앞에 CCTV를 달아달라는 주민 청원도 생길 정도에요. 정부도 CCTV의 범죄 예방과 범죄 해결 필요성을 알고 전국 지자체에 <CCTV 통합관제센터>를 설치하고 시별 혹은 구별 CCTV를 통합해 운영/관리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경찰서, 소방서와 같은 유관기관과 연계해 CCTV 화면으로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서죠.


200만 화소와 40만 화소의 화질차이에요. 200만 화소를 설치해야만이 사람과 사물 구별이 가능해지죠(출처: SBS)

처음에는 CCTV 숫자가 적어 별 문제가 없었지만, 점점 CCTV 숫자가 많아지며 사람 눈으로만 관제해야 하는 육안의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에요. 행정안전부 권고기준에는 관제요원 1인당 48대를 적정 관제 대수로 기준을 잡았지만, 현재 관제센터에는 100대에서 최대 400대까지 달하는 영상을 보고 한 사람이 보고 있다고 해요. 즉, 사건이 생길 때 즉각 파악하고 조치해야 하는 골든타임을 너무나 많이 바라봐야 하는 화면 때문에 놓치기 일쑤라는 거죠. 이번 칼부림 사건처럼 정말 중요한 상황에 말이에요.


진천군 통합관제센터 상황실 전경이에요. 사진으로만 봐도 벌써 눈이 피로하네요(출처: 진천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CCTV 2대 이상 관제 시 12분이 지나면 위험 상황의 45%, 22분이 지나면 위험 상황의 95%를 놓치게 된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2012년 발표한 적도 있어요. 거기다가 위 화면처럼 화면 화질이 너무 안 좋아서 본다 한들 무슨 상황인지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려운 문제점도 있어요. 


공공기관 CCTV 대수 증가표에요. 2017년 말에는 약 96만대의 공공 CCTV가 관리되고 있다고 발표됐어요.




CCTV를 더욱 똑똑하게…지능형 CCTV의 대두


CCTV를 단순 보는 것만이 아닌 영상분석 기능을 담아 능동형 CCTV를 만들어보자고 시작한 것이 바로, 지능형 CCTV에요. 국내에서는 지능형 CCTV에 대한 연구가 2000년 대 중반부터 시작됐다고 해요. 앞서 얘기했듯이 CCTV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모든 CCTV 영상을 수동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이 가장 중요한 개발 이유였죠. 이 외에도 안전 사각지대(Safety Blind Zone)이 발생할 수 밖에 없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력과 비용 그리고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 시 전체를 광역 감시하기 위한 확실한 지능형 도시 감시 체계 필요성 등의 이유도 있었어요.


지능형 CCTV 구축은 신속한 사건 대응 및 예방이 목적이에요(출처: 행정안전부)

지능형 CCTV는 CCTV를 통해 들어오는 영상을 사람이 눈으로 보고 판단하는게 아닌, 시스템이 자동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조치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폭력 사건을 감지했을 때 CCTV에 달린 마이크로 경고 방송을 하고 경찰서에 즉각 신고를 하거나, 화재 사건을 감지했을 때 CCTV로 주민들에게 경고 방송을 하고 소방서에 즉각 신고를 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육안으로 봤을 때 보다 더 빠른 조치가 가능해 골든타임 내 사건 처리가 가능해져요.  이와 같은 이상 상황에 있어 유관기관과 연계해 필요한 상황을 단계별로 정의하고, 공간이나 지리 정보 등을 활용해 관리자에게 적절한 경고를 보낼 수 있어요.


하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능형 CCTV는 제대로 쓰이지 못했어요. 바로 잦은 오작동(False Alarm)이 문제였죠. 지능형 CCTV의 초기는 룰(Role) 기반이었는데, 이 룰 기반이라는 것은 영상에서 움직이는 픽셀을 감지해 이동 물체를 감지하는 걸 의미해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과 사물을 구분하지 못했고, 그렇기 때문에 수동으로 감지레벨을 설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사람이 지나갈 때 알림을 울려야 하는데, 개나 고양이가 지나갈 때, 낙엽이 날라가거나 나무가 바람에 나부낄 때, 심지어 노이즈가 생겼을 때 알람이 울리는 등 하루에 수십 번의 오보가 발생했다고 해요. 그래서 지능형 CCTV를 설치해놓고도 그냥 알람을 꺼둔 채 육안으로 관제를 했다고도 하네요.




AI를 통해 진정한 지능형 CCTV로 거듭나다


그런 한계를 극복하게 해준 것이 바로 AI(인공지능)이에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4차 산업혁명시대라고 하면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그 것이 CCTV에도 도입되기 시작했어요. 신경망 구조를 모방한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계열 AI 기술인 딥 러닝(Deep Learning)이 현실화되면서 영상분석에 접목되기 시작했는데, 룰 기반에서 딥 러닝 기반으로 지능형 CCTV가 개선되면서 정확도가 엄청나게 개선되었다고 해요. 이제는 사람과 동물을 넘어 철수와 영미까지 구분할 수 있게 된거에요.


기존 룰 기반 지능형 CCTV와  딥 러닝 기반의 지능형 CCTV 차이점이에요.(출처: 인터아이)


왼쪽) 기존 룰 기반 객체 탐지 결과, 오른쪽) DCNN(Deep Convolutional Neural Network, 합성곱신경망) 기반 객체 탐지 결과에요(출처: 인텔리빅스)

기존 지능형 CCTV 정확도가 5~60%에 불과했는데, 딥 러닝 기반 지능형 CCTV는 90% 이상 크게 정확도가 개선됐어요. 이를 통해 지능형 기술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된거죠. 똑똑해진 CCTV 덕분에 지능형 CCTV를 통한 사회안전 인프라 고도화 시범사업이 여기저기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예를 들어, 쓰레기 무단 투기도 지능형 CCTV로 해당 장면을 잡아낼 수 있게 됐어요. 기존 사람을 인식하는 기술을 좀 더 인용해서 물건을 내려놓거나, 던지거나, 투기하는 행동을 정밀하게 인식해 잡아내는 거죠. 본 기술을 개발한 ETRI는 "본 기술의 핵심이 사람 관절 포인트를 갖고 행동을 인식하는 기술과 사물을 인지하고 추적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어요. 실제 실험에서도 쓰레기 투기를 감지하면 '찰칵'소리와 함께 "사진이 촬영되었습니다. 투기물을 가져가지 않으면 관련법에 따라 처벌 받게 됩니다."라는 경고 방송을 했다고 해요. ETRI는 본 기술을 다양한 범죄나 사건을 사전에 감지, 예방하기 위한 핵심 기술에 사용할 예정이에요.


관절 인식 기능을 추가한 쓰레기봉투 인식 기술 시연 영상이에요(출처: ETRI)


이미 범죄 예방을 위해 지능형 CCTV를 활용해 사회안전 인프라 구축에 나선 도시도 있어요. KISA에서는 올해 <범부처 지능형 CCTV 시범 사업>을 처음으로 시행했고 현재 대전광역시와 서초구가 선정되어 진행중에 있어요. 대전에 구축사업을 맡은 아이브스(IVS Tech.)는 대전시와 협력하여 대전에서 가장 CCTV 조회 회수가 많은 지역, 즉 범죄나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지역 80 개소를 엄선하여 지능형 CCTV를 설치했어요. 아이브스는 비명소리를 자동으로 탐지하는 이상음원탐지장치를 갖춘 영상분석 기업으로 유명해요. 이 이상음원탐지장치와 연계해서 범죄나 사고를 가장 신속하게 탐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CCTV가 음원을 탐지, 이상음원을 분석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게 할 수 있어요.(출처: 아이브스)


이와 함께 오산시는 국가정보화진흥원(NIA)에서 발주한 '국가 인프라 지능정보화 공모사업'이 거의 마무리단계에 와 있어요. IoT 센서 측정, AI 분석 등 지능정보 기술을 통합관제센터에 접목시켜 사건을 사전에 감지하고, 관제센터를 스마트한 관리/운영이 가능하게끔 하는 '지능형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해요. 납치, 강도, 폭행 등 112 신고 및 긴급 출동 시 오산 유시티센터가 CCTV 현장 영상, 범인 도주경로 등을 제공해 신속한 검거가 가능해져요.  화재, 구조 등 응급상황 시 소방관에게 실시간 화재현장 영상과 교통 정보를 제공해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가 있는 거죠. 또한, 아동과 치매환자, 독거 노인 등이 실종되거나 위급상황 발생시에 유시티센터가 통신사에서 사진, 위치정보 등을 제공받아 CCTV로 소재 및 현장상황 파악이 가능해져요. 단순 범죄 사건 뿐만 아니라 실종 사건에도 CCTV는 우리에게 큰 도움을 줄 수가 있는거죠.


범죄 사건 발생시 지능형 CCTV를 연동한 범죄 검거 시나리오에요(출처: 인텔리빅스)
미아 아동, 독거 노인 등 실종 사건 발생시 실종자를 찾기 위한 시나리오에요(출처: 인텔리빅스)


지능형 CCTV로 안전한 사회 만들어가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지능형 CCTV를 통해 안전한 도시와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지금은 일부일 뿐이지만, 공공기관 CCTV 약 100만 대가 모두 지능형 CCTV가 된다면, 그 만큼 우리 생활은 좀 더 안전해지겠죠? 글을 마치고 있는 와중에 선릉역 외에 또 하나의 칼부림 사건이 어제 새벽에 났었다고 뉴스가 떴네요. 아무쪼록 지능형 CCTV가 하루빨리 도입되어 이런 사건들을 예방하길 바라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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