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을 40대가 해야 하는 이유. 불혹의 나이 마흔 살은 흔들림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가벼운 유혹에 흔들리지 않을 만큼 경험이 쌓였다는 이야기이다. 40년 이상을 살아오면서 다양한 경험은 창업을 하는 데 있어서 좋은 영양분이 될 것이다. 40대가 스타트업 창업을 해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40대가 스타트업 창업을 해야 하는 이유, 첫 번째는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 40대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만나보면, 상당수가 회사생활을 하면서 업무상 느꼈던 어려운 점(Pain Point)을 창업 아이템을 잡고 있다. 그렇기에 고객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유추하여 파악할 수 있고, 그 고객이 얼마를 쓸 수 있는지 대략적으로라도 지식을 갖고 있다. 그러다 보니, B2B(Business to Business : 기업 간 거래) 분야에서 활발하게 창업을 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 내고 있다. 20대는 특정 B2B 분야를 경험해보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정 분야를 경험해본 사람이 느끼는 문제점을 찾기 쉽지 않다. 그것은 해당 분야의 문제를 느껴본 사람만이 알고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
두 번째는 돈을 버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40대가 하면 안 되는 이유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40대는 돈을 벌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을 시작하더라도 시작부터 돈이 흐를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는 경우가 많다. 한 사례를 들면, 가까운 지인 중에 소규모의 여행사 대표님이 있다. XX투어 같은 대형 여행사도 적자가 나는 이 시국에 차별화된 비즈니스 컨셉으로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하고 있다. 그 분과 이야기 중에 '여행업 비즈니스의 흐름을 잘 알고 계시고, 자본금도 있으니 비즈니스 모델의 확장 개념에서 여행 관련 플랫폼 스타트업을 운영해보면 어떨까요'라고 권유를 몇 번 했었다. 그러나 그분의 반응이 재밌었다. 사실 그때 들었던 내용이 개인적으로는 충격적이었고, 공감이 갔기에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분 이야기의 요지는 '폼나게 여행업 분야 스타트업 창업해서 겉 멋만 잔뜩 들고, 매출도 발생하지 않는 비즈니스를 하는 것은 사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익이 발생할 수 있게 만들면서 스타트업의 구조를 가져가야지, 폼나고 돈 못 버는 사업은 하면 안 된다. 체력과 열정을 까먹기 딱 좋은 일이다.'라고 하였다. 즉, 창업은 돈을 벌기 위한 것인데, 먼 미래의 막연한 수익을 위해서 에너지를 쓴 다는 것은 너무나 허망한 것이고, 40대에게는 비현실적인 방법이라고 하였다. 허망한 일이라고 치부하던 그분도 한 가지 여행 관련 아이템을 가지고 플랫폼 비즈니스를 얼마 전 전개하였다. 초기 스타트업이라고 하지만, 그 아이템을 통해서 수익을 창출하면서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정리하면, 고객 수의 증가, 월 고객수(MAU : Monthly Active User) 같은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40대의 스타트업은 묵직하게 운영될 수 있다. 돈을 벌어야 하는 40대가 창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초기부터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다.
세 번째는 10년 이상의 사회 경험이 있다. 최근 대학생 창업도 권장을 하면서 젊은 창업자들도 많이 생기고, 성공하고 있는 젊고 탄탄한 스타트업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최소의 비용으로 MVP(Minimum Viable Product : 시제품)를 만들고 그것을 테스트하면서 기업의 완성도를 높여간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경영을 해야 하다 보니 인건비 또한 최소한으로 제한해야 하고, 부족한 부분은 외부의 도움을 받아서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이때의 관계는 아무래도 친구 관계보다 더 조심스러운 비즈니스적인 인간관계일 것이다. 일반적인 비용이 아닌 상대방의 배려를 기반한 비용으로 도움을 받을 때에는 아무래도 사회경험이 풍부한 40대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협력자에게 제공할 것은 제공하고, 부탁할 것은 부탁할 수 있기 때문에 거래처 관계를 해본 40대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물론 젊은 패기로 협력 관계자에게 부탁하고, 신세를 질 수 있는 20대의 젊은 에너지가 있기도 하다.) 또한, 상대방에게 정중한 거절, 이메일로 하는 부탁 등 사람 관계에서 불편한 부분을 잘 다듬어서 정리하고,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인맥이라는 무서운 네트워크까지 갖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인맥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수긍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 경험이라고 하는 것은 20대가 가지지 못한 경험도 내포하고 있다. 회사에서 신규 사업을 추진하다가 성공(혹은 실패)했던 경험, 직원(상급자, 하급자 포함) 관계 경험 등 사업의 내외적 경험을 10년 이상 해온 40대이다. 그 경험은 창업을 통하여 경영을 하는 데 있어서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스타트업이 수많은 실험을 하고, 그 가운데 성공의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스타트업 창업이라고 할 때에 그 실험의 횟수를 줄여 줄 수 있는 것이 경험이다. 그러나 그런 경험을 못 해보거나, 못 들어봤다면, 결국 답이 나와있는 (실패의) 경험을 직접 하게 된다. 그런 시행착오를 줄이는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다.
40대가 이 글을 보고 한 번 스타트업 창업을 고민해볼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작성한 글입니다. 이 글은 '20대보다 40대가 더 좋다'라는 논지의 글이 아닙니다. 젊은 혁신가들은 이런 이야기를 안 해줘도 이미 스타트업 분야에서 Lean Management, Agile, MVP, DAU, MAU라는 단어 쓰면서 Pitching 하러 가고, Demo-day 가서 활동하고 있을 것입니다. 세상은 그렇게 바뀌고 있습니다. 40대가 가진 장점을 돌아보며 문제를 해결하면서 돈을 벌 수 있도록 일조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