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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정리하기 Jan 30. 2019

재즈색소폰, 비밥, 찰리 파커

뮤지션의 뮤지션


  뮤지션의 뮤지션 

 


 '색소포니스트 찰리 파커'의 연주를 들을 때면 동물이 떠오른다. 높은 곳에서 빠른 속도로 낙하하는 새(Bird). 찰리 파커의 연주 역시 빠른 속도로 낙하했다가 다시 위로 도약했다. 새처럼 자유롭고 빠른 연주를 했다. 그는 침묵을 싫어했는지 연주하는 내내 음을 연결하며 쉬지 않고 연주했다. 놀라운 점은 빠른 속도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으며 정확하고 리듬감 있는 연주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Donna Lee> 는 그의 대표곡 중 하나다.

Charlie Parker - Donna Lee

그는 '비밥' 연주자다. 리스너들과 연주자들이 그를 '버드(Bird)'라 불렀다. 그의 연주는 작은 새가 힘차게 날갯짓을 하다가 아래로 낙하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찰리 파커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천재적인 작곡가이자 연주자이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마냥 순탄치 만은 않았다.


찰리 파커는 캔자스에서 태어났다. 열한 살부터 색소폰을 시작했다. 1935년 그는 지역 단원으로 연주활동을 시작했다. 미숙한 실력으로 여기저기서 핍박받았다. 잼 세션에서 그와 연주하던 '드러머 조 존스'는 그의 연주 실력에 참지 못하고 연주하던 그에게 심벌을 집어던진 일화도 있었다. 찰리 파커는 당시 스윙의 전설인 '작곡가 카운트 베이시'와 '색소포니스트 레스터 영'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1940년 음악계의 대통령이자 엔터테이너였던 '트럼페터 디지 길레스피'와 즉흥 연주인 잼 세션에 참여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약 중독자인 찰리 파커는 천재적인 연주 실력으로 명성을 얻으면서 마약에 재산을 탕진하기 시작했다.


  그의 삶

파커는 마약에 전 재산을 탕진했다. 마약을 사기 위해 자신의 악기마저 팔았다. 당시 파커가 발굴해낸 쿨 재즈 거장 '트럼페터 마일스 데이비스'의 악기를 몰래 훔쳐 팔아 마약을 구매한 일화도 있다. 그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점차 허약해졌다. 술, 마약 그리고 섹스라는 감옥에 갇혀 헤어 나올 수가 없었다. 1951년 녹음한  <Lover Man>은 약물로 인한 정신분열증과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녹음한 곡으로도 유명하다. 결국 그는 아무도 없는 호텔방에서 TV를 시청하다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마약에 찌든 상태에도 불구하고 그는 연습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Lover Man


  재즈의 정석

그는 하루에 15시간이 넘는 연습을 했다. 많은 연습량에 마약까지 더해져 엄청난 연습이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마약을 하라는 말은 아니다.) 그의 연주는 매우 빨랐다. 빠른 와중에도 여유 있었다. 또한 재즈 특유의 리듬인 스윙부터 재즈적인 뉘앙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연주는 전 세계의 재즈 뮤지션들의 교과서가 됐다. 말 그대로 교과서 말이다. 그의 연주를 채보한 '옴니북'(Omnibook)이라는 악보 책은 현재까지도 모든 재즈 뮤지션들이 거쳐가야 하는 '재즈의 정석' 이 됐다. 그의 연주에는 재즈 그 자체가 들어있었다. 그의 연주를 듣다가 다른 연주자들의 연주를 듣다 보면 그가 연주하던 라인들이 그대로 나온다. 그만큼 그의 연주는 완벽했다. 모든 이들이 그의 연주를 카피하면서 재즈를 시작했다. 물론 나도 그랬다. 내가 스승님에게 처음 배울 때는 이걸 왜 하나 싶었지만 곧 이해가 됐다.


전공생 시절, 스승님께서 말씀하셨다. "기본이 중요하다" 이 말은 어디에서든 적용된다. 물론 재즈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콜맨 호킨스부터 레스터 영, 그리고 찰리 파커까지 많은 '지난 시대의' 연주자들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재즈가 될 수 없다.(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스윙 시대의 음악을 듣고, 버드 파웰에 빠지고, 찰리 파커를 카피하며, 하드밥 시대 뮤지션을 공부하고 펑키와 보사노바를 공부한다. '재즈'는 세대를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활동하는 유명 재즈 뮤지션들도 세대를 거슬러 공부했다. 이전 세대의 연주를 이어받아 자신만의 연주로 새롭게 재해석하는 것. 이게 바로 재즈의 묘미다. 마치 역사 공부 같이도 느껴진다. 재즈는 청중들로 하여금 듣고 즐기는 음악을 넘어서, 소통의 ‘수단’ 으로도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올린 곡은 맨 위에 올린 곡과 같은 <Donna Lee>다. 찰리 파커 버전과 '조 로바노' 버전 비교하면서 들어보길 바란다.


Joe Lovano - Donna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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