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 와인 리포트 (6)

by 개인 척한 고냥이

밸류 와인 리포트는 한국 와인 시장에서 저렴한 와인을 찾기 위한 노력이다. 인간은 자본주의 경제 하에서 철저히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경제적 인간)가 될 수밖에 없다. 호모 이코노미쿠스에게 가격은 당연히 제1 가치다. 그렇다고 무작정 싸기만 한 와인을 고르기엔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합리성이 가만있질 않는다. 가격을 중요시하되 여러 요소들이 일정 수준 이상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른바 ‘가성비 와인’이다. 요즘은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를 추구한다. 그냥 싸고 좋은 게 아니라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주제는 바비큐와 어울리는 와인이다. 최근에는 와인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바비큐에 와인을 곁들이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바비큐 재료로는 주로 쇠고기나 돼지고기, 소시지 등 육류를 선호하지만 새우나 가리비 등 해산물을 곁들이는 경우도 제법 있다. 그래서 이번 리포트에는 스파클링 와인 하나를 포함시켰다. 사실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 중에도 바비큐와 잘 어우러지는 와인들이 제법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이번에 소개하는 스페인산 스파클링 와인 까바(Cava)는 특히 바비큐와 잘 어울리는 특성을 지닌 스파클링 와인이다. 스파클링 와인은 육류에도 해산물에도 두루 매칭하기 좋다. 고기니까 레드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육류와도 꼭 한번 곁들여 마셔 보길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팁 하나. 활활 타는 숯불 앞에서 고기를 구우며 마시는 것이기 때문에 주변의 온도는 높고 마시는 사람도 덥기 마련이다. 레드 와인이라도 아이스 박스 등을 이용해 평소 즐기던 온도보다 몇 도 차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어차피 잔에 따르는 순간 온도는 빠르게 올라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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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파인 진판델 (Ghost Pines Zinfandel California)

첫 모금에서 달콤한 밀크 초콜릿에 잘 익은 블루베리를 더한 듯한, 혹은 달콤한 블루베리 &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먹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목넘김 후엔 시나몬 캔디를 떠올리게 만드는 정향과 시나몬 아로마가 감돈다. 어리지만 탄닌은 부드럽고 바디는 풍만하며 검은 과일의 진한 맛이 피니시까지 이어지는 매력적인 100% 진판델이다. 전반적으로 달콤한 느낌에 산미는 낮은 편이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바비큐와는 더할 나위 없는 찰떡궁합. 와인이 고기를 부르고 고기가 와인을 부른다. 고스트 파인 시리즈는 홈플러스에서 독점 판매한다.


쿠지노 마쿨 안티구아스 리저브 카베르네 소비뇽 (Cousino Macul Antiguas Reservas Cabernet Sauvignon Maipo Valley)

밝은 보랏빛 감도는 진한 루비 컬러. 잘 익은 검붉은 베리와 자두 향이 매혹적이다. 입에 넣으면 온화한 자두, 검은 베리, 그리고 특징적인 커런트 풍미. 미디엄풀 바디에 적당한 과실 밀도를 갖춘 균형 잡힌 스타일로 동급의 칠레 와인에 비해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바비큐와 매칭하면 특유의 민트 아로마가 살아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카베르네 소비뇽 100%.


마레농 오르카 (Marrenon ORCA Ventoux)

검은 체리와 유사한 빛깔에 맛과 향 또한 영락없는 체리다. 더해지는 시원한 허브와 토스티 힌트, 라즈베리 아로마. 입에서는 농축적이지 않지만 제법 피어나는 베리 풍미, 아몬드와 스위트 스파이스, 오묘한 미네랄 뉘앙스와 스모키한 초콜릿 피니시. 미디엄 바디에 적당한 산미, 도드라지지 않는 알코올과 타닌이 균형 잡힌 미감을 선사한다. 바비큐는 물론 닭이나 돼지를 이용한 다양한 고기 요리와 매칭하기 좋다. 오르카는 라틴어로 암포라(Amphora)를 의미하며 수령 60년 이상의 올드 바인 그르나슈(Grenache) 90%에 시라(Syrah) 10%를 블렌딩했다.


프레시넷 카바 코르돈 네그로 (Freixenet Cava Cordon Negro)

육류 바비큐에 꼭 두툼한 레드 와인만 곁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카바는 특징적인 연기 미네랄 덕분에 바비큐와 매칭하기 아주 좋다. 게다가 힘 있는 과일 풍미에 은근히 곁들여지는 이스트 힌트 또한 훈제된 고기의 진한 맛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 추천하는 꼬든 네그로는 전 세계 스파클링 판매량 1위 브랜드 프레시넷의 대표적인 카바다. 힘찬 버블을 타고 드러나는 이스트 향과 시트러스 아로마, 잘 익은 그린 애플과 노란 과실 풍미는 누구라도 맛있게 즐길 만하다. 조금 거칠긴 하지만 카바의 시원한 목넘김과 드라이한 미감은 바비큐의 기름진 맛을 깨끗하게 씻어 줄 것이다. 탄닌이 강한 레드 와인이 부담스러운 여름, 까바는 바비큐와 함께할 최상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맥주보다 까바,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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