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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봄 Mar 18. 2024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게 된 이유

커피를 끊기보다는


아침에 눈을 뜨면 늘 커피부터 내렸다. 그렇게 습관적으로 한 잔을 마시고 하루를 시작했다.

오후에 점심 먹고 나면 또 1잔.
주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10여 년 넘게 반복되던 습관이다 보니 그것이 그렇게 큰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불면증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최근에 그러한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가 생겼다. 



작년 말 오랜만에 미국을 다시 다녀왔다.
예전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도 만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여기저기 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문제는 화장실이었다. 시차 때문일까? 아니면 긴 비행의 피로가 누적되어서일까? 거의 15분, 30분에 한 번씩 화장실을 찾았는데 막상 화장실에 가도 별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단지 이뇨감이 너무 잦을 뿐...


어디를 가도 근처에 화장실이 있는지 계속 신경이 쓰여서 결국에는 100% 마음껏 즐기지는 못했던 것 같다. 특히 장거리 드라이브를 할 때나 야외에 오래 있어야 될 때 매우 불편했다.


그러다 문득, 혹시 커피 때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차를 극복하기 위해서 평소보다 커피를 두세 잔 더 많이 마셨었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주변에서 카페인을 끊는다던지 하는 얘기를 들어도 그저 흘려보내기 일쑤였는데, 이걸 기회로 한번 도전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처 Unsplash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한동안 아침에 습관적으로 마시던 커피를 마시지 않고 지내보았다. 

역시 예상이 적중했는지 신기하게도 화장실을 자주 가지 않게 되었다! 

사실 평소에도 화장실을 자주 가는 편이라, 그저 남들보다 방광이 작은가 보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쉽게 해결될 줄이야!


게다가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고 해서 딱히 더 졸리다거나 피곤한 것도 없었다.
그래서 약 두 달여 동안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문제는 그 이후에 몸무게가 3킬로그램이나 더 늘어버렸다는 것이다! 10년 동안 이렇게 무거웠던 적이 없었는데...

근력 운동을 시작해서 입맛이 증가한 탓인가? 겨울이어서 운동량이 부족해서인가? 이것저것 이리저리 궁리하던 와중에 우연히 모델 홍진경 씨의 YouTube를 보고 혹시 커피의 영향이 있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에 따르면 홍진경 씨는 체중 감량을 위해서 식사 전에 아메리카노를 마신다고 한다. 그러면 식욕이 감소되어 식사량을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 말에 솔깃하여, 두 달 만에 커피 한 잔을 마셔보았다.


오랜만에 맡는 커피 향이 참 좋았다. 하지만 막상 몇 모금 마셔보니 예전보다 맛이 너무 세게 느껴지고 심장이 두근두근거렸다. 다시 예전 정도의 커피 양에 익숙해지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기도 하고, 또 사실 그렇게 해서 익숙해져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카페인이 없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컨디션이 좋아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디카페인 커피!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디카페인이라고 해서 카페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고 카페인 함량을 낮춘 커피라고 한다.


그렇다면 아침마다 향긋한 커피 향을 즐길 수도 있고, 또 카페인 때문에 화장실에 자주 가야 하는 불편함도 없을 것이고.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출처 OGQ


디카페인 커피로 바꾼 지 몇 주 지난 요즈음 확실히 식욕이 조금 줄어든 것 같기도 하다. 솔직히 커피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불어난 살이 걱정돼서 내가 자제를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커피 향을 즐길 수 있으면서도 화장실을 자주 가지 않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이것저것 시도해 보면서 나에게 맞는 라이프 스타일을 찾는 것 또한 소소한 삶의 재미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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