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만 일이 몰릴 때 대처하는 방법
팀장이 부른다.
"이거 정말 급한 일인데, 혹시 해줄 수 있어?"
기가 막혀 말문이 막힌다.
지금 하는 일도 많은데, 그걸 알고 있긴 한 건지 모르겠다.
대답이 없자 팀장이 내 눈치를 본다.
"너 지금 일 많은 건 아는데, 급한 거라 시간이 없어서...
믿고 맡길 사람이 너밖에 없네..."
그 말에 마음이 약해진다. 속으로 한숨을 삼킨다.
‘내가 하고 말지, 나 말고는 할 사람도 없다잖아.’
체념인지, 푸념인지 모를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이번에도 알면서도 속아주기로 한다.
정신없이 일하다 시계를 보니 6시를 훌쩍 넘겼다.
뭐라도 먹어야겠다 싶어 일어나 보니 사무실에 나 혼자다.
나만 빼고 전부 다 퇴근했다. 어쩐지 울컥한다.
이런 경험, 있지 않은가?
일이 몰리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할 줄 모르는 말이다.
말을 못 하니 일이 몰린다. 감당하기 어렵지만 내색하지 않는다.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돌아오는 건 노력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인정, 그리고 '더 많은 일'이다.
결국 번아웃이 온다. 억울함과 분노가 첫눈처럼 조용히 쌓인다.
못한다고 말해도 된다. 왜 그런 줄 아는가?
놀랍게도 대부분의 사람은 일할 때 자기 능력의 80%만 할애한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당신의 성과 역시 당신 능력의 80% 정도라고 여긴다.
결과가 좋을수록 더 많은 성과를 기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당신에게 에너지가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리라 기대한다.
직장 생활을 30년 넘게 한 아버지에게 물었다.
“힘들면 못하겠다고 말해야지. 팀장도 사람인지라 아무래도 잘하는 사람한테 계속 시키게 되거든.
아무 말이 없으면 괜찮은 줄 알지. 나중에 힘들다고 하는 것보단 미리 말하는 게 나아”
물론, 무턱대고 말해서는 안 된다. 약간의 스킬이 요구된다.
못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자. 사람마다 그 이유는 다르다. 완벽하지 못하면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생각 때문일 수도 있다. 능력이 없으면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칭찬받지 못한 어린 시절 때문에 윗사람의 칭찬에 목을 매는 것일 수도 있다.
내 안에 무엇이 나의 입을 막고 있는지를 먼저 찾아봐야 한다. 그걸 인지하지 못하면 입을 뗄 수 조차 없을 것이다.
a. 먼저, 공감한다.
“팀장님, 급한 상황은 이해했습니다.”
b. 근거를 든다.
“하지만,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A, B, C가 있고, D는 기한이 촉박해서요.”
c. 조언을 구한다.
“제가 이 일까지 하긴 어려울 것 같은데, 조정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d. 팀장이 물어볼 경우, 대안을 제시한다.
“이 업무가 급하면, D를 다른 사람이 맡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단어 자체를 귀로 듣는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긍정적 단어(도움, 조정, 배려 등)를 사용하여 거절하는 법을 연습해야 한다.
“업무를 공정하게 배분하는 게 팀장님의 역할 아니에요?” 이런 식으로 말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팀장도 사람이다. 잘못을 지적하면 반발심이 생긴다. 공격은 자제하자.
일을 배분하는 건 팀장의 일이다. 당신이 팀장의 일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은 누군가 하게 되어 있다. 정 안되면 팀장이 직접 할 것이다.
인생, 너무 힘들게 살지 말자.
못하는 건 못하겠다고, 힘든 건 힘들다고, 최소한 그 정도는 말하고 살자.
당신을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