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닥 M35 구입기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든건지는 모르겠지만 인생 처음으로 필름카메라를 구입했다. 사실 바람이 들었지만 7월 7일에 구입했으니 산들바람인지 태풍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필름카메라는 내가 찍고싶은 걸 고심해서 찍고, 인화될 때 까지 결과물을 모른다는 특징이 있다. 이 특징이 36장의 필름이 24장의 스캔본으로 돌아오게 했다.
실내에서는 플래시가 필수였다. 이정도면 괜찮지 않나? 하고 안일하게 생각하고 찍은 결과가 이것이다. 화장대에 누워있는 떼껄룩을 찍으려다 신성한 토너 사진을 얻게 되었다.
밝고 화창한 어느날인데 빛이 너무 강했던건지 내 손이 흔들렸던건지는 모르겠지만 약간 흐릿하게 나왔다. 필름카메라는 역시 야외에서 찍어야 제 맛인 것 같다.
필름의 특징인지, 카메라 특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첫번째 사진 처럼 빨간색, 노란색같은 난색에는 좀 약하고 초록색과 파란색 같은 한색에는 강했다. (필름은 코닥 골드 200을 사용했다.)
덕분에 하늘과 나무는 푸르디 푸르게 나왔고, 지나가다 3색이 이뻐서 찍은 어느 담벼락은 눈으로 본 만큼의 느낌이 안났다.
그리고, 일몰부터 밤까지는 찍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일몰 전 대동하늘공원에서 찍은 사진인데, 내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더 어둡게 나왔다. 아래쪽이 포토샵으로 산 아래 부분만 레벨값을 올린 후보정 사진이다. 저것도 어둡지만 원본보다는 그나마 식별이 가능하다.
이것도 일몰 때 찍은 사진인데, 나무가 있는 부분에 빛이 너무 없어서 새까맣게 타버린 것 처럼 나왔다. 크롭하면 멋진 사진이 될 것 같긴 하다. 우리에겐 포토샵이 있으니 문제 없다.
마지막으로 실내+역광 크리티컬로 코난 범인처럼 나온 남편 사진. 근데 주변에 빛이 많이 들어와서 그런가 분위기있게 나왔다. 가끔은 이런 무드를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