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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선 Jul 11. 2019

06. 디즈니랜드를 위한 상해 여행기 -2-

Day 2

     숙소가 있던 난징동루에서 2호선을 타고, 종점이 디즈니랜드인 12호선으로 환승했다. 역시 종점으로 가면 갈수록 사람이 없어서 자리에 앉아 갈 수 있었다. 만약에 저 거리를 서서 가라고 했으면 절대 못갔을 것 같기도 하다. 이동시간은 대략 한시간 이십분정도 걸린 것 같다. 환승하며 조금 해멘 시간을 뺀 순수한 지하철 시간으로 말이다. 




    졸림과 배고픔을 이겨내며 도착한 디즈니랜드. 랜덤으로 발행되는 티켓은 정말 운좋게도 도날드덕이랑 미키! 를 받았다. 역시 디즈니는 미키지.


    상해 디즈니랜드는 입장할 때 짐검사를 빡세게 한다는 이야기들이 있어서 긴장하긴 했었다. 물론 내 가방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고, 남자친구의 백팩엔 파우치와 태블릿이 들어있었다.

나는 너무 무해해보였는지 가방을 슥 보기만 하고 오케이를 외치며 보내줬는데 이상하게 남자친구가 짐검사가 길어졌었다. 무언가 되게 심각하게 파우치도 열어보고, 여기저기 다 보고 난 뒤 보내줘서 나중에 물어봤더니

 "파우치 오픈? 오케이?"

 "오케이!"

 "오 오케이 굿"

하는 대화였댄다. 아니 그럴거면 왜그렇게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한건데? 하고 물으니 심각한 표정 아니고 되게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역시 넘겨짚으면 안되는구나..


    디즈니 성의 낮과 밤. 낮엔 모든 디테일들이 다 보이는 화사한 느낌이었다면, 밤에는 조명이 밝혀주며 분위기있어졌다. 날이 엄청 좋다 못해 땀이 삐질삐질 나는 날씨여서 사진들은 더 잘나온 것 같다. 

   

우리의 목표는 어트랙션이 아니었다. 쉬엄쉬엄 디즈니랜드의 모든 곳을 돌아보는 것이 목표였다. 일단 입장 하자마자부터 배가 고팠기 때문에, 캐릭터모양 빵을 파는 곳이 있어서 거길 들어갔다.

    결론적으로는 그냥 그랬다. 와조스키를 뜯어먹는 기분이란 조금 이상하기도 했다. 아, 그리고 나는 모든 음료를 아이스로 마셔야 하는 사람인데, 디즈니랜드 모든 곳에 아이스커피는 얼음이 한국보다 정말 덜 들어가있었다. 아이스인지 핫이스인지 모를 커피를 그래도 날이 너무 더우니 살겠다고 마시긴 했었다.




    디즈니의 디테일에 계속 놀라게 되는 하루였다. 푸우와 사진을 찍기 위해 줄에 서있었는데, 그때가 마침 푸우가 쉬러가는 시간이었나보다. 푸우 안에 사람이 있고, 저게 진짜 푸우가 아니란걸 알고는 있을 법한 다 큰 성인에게도 직원은

 "푸우가 이제 점심먹으러 가야해. 피글렛이 기다리고 있거든. 정말 미안해."

라고 말해줬다. 얼마나 동심에 찬 단어들인가.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기분이었다. 인형탈일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저기 서있는 푸우가 내가 동화책에서, 애니메이션에서 보던 그 푸우와 동일동물(?) 이라고 믿어버렸다.

   

    기념품샵에서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도 웃는 얼굴로 모든 사람들을 대하던, 여기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하냐고 물으면 영어를 못하는 직원이라도 몸짓 발짓으로 길을 알려주던, 그 모든 직원들에 대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래서 꿈과 희망의 디즈니랜드고, 한번 온 사람들은 다시 오게 싶게 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이 곳이 얼마나 좋았냐면, 다녀온지 두달이 다 되어감에도 불구하고 얼마전 꿈에 저 성이 나왔다. 다시 한번 쳐다보며 이쁘다, 이쁘다를 연발하던 꿈속에서의 나도 디즈니랜드가 다시 가고싶었나보다.




    저녁까지 디즈니랜드에 있다가 다시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너무 아픈 발을 이끌고 족욕을 하고, 편의점에서 사온 음식으로 의도치 않은 복불복 게임을 하며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아무 계획이 없는 다음날은 신경쓰지 않고 하루를 행복하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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