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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페티 Nov 03. 2021

뻐킹 돌치레 뻐킹 파라바이러스

처음 겪는 아이의 고열



뭔가 이상하다 싶었던 날 낮부터 열이 치솟기 시작했다. 회사 조퇴하고 바로 병원으로 데리고 가 진료도 받고 해열제도 처방받아 먹여도 열은 꺾이지 않고 저녁이 찾아옴과 동시에 40도를 넘기 시작했다.


40.4도라니 이런 숫자를 내생에 처음으로 봤네..

너무 놀라 응급실로 달려갔다.


추운 날씨인데 싸매자니 열이 더 오를까 봐 무섭고 너무 춥게 입히자니 밤공기 쌀쌀한데 더 아플까 봐 고민했지만, 결국 가벼운 겉옷에 담요로 칭칭 매고 응급실 앞에서 대기하는데, 열이 나서 바로 진료를 볼 수 없었고 격리병동은 한참이나 걸렸다.


온몸이 불덩이인 아이를 안고 응급실 입구에서 한참 대기하는데 코로나가 안 그래도 싫었지만, 더 더 화가 나고 싫었다.


파라 바이러스로 추정되고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고.. 이렇다 한 치료법이 감기처럼 없는 바이러스란다. 열을 내리게 하는 주사를 맞히고 38도 이하로 내려가길 품에 안고 응급실에서 내내 기다렸다가 무거운 몸으로 집에 도착해서 쓰러지듯 아이와 선잠에 들었다.


잠자는 아이의 얼굴만 보면


열나나?

괜찮나?


열 재느라고 잠을 한숨도 못 잔 것 같다.

접종 열도 없었기에 처음 해보는 보초 서기는 정말 맘도 몸도 힘겨웠다. 체온계의 빨간불이 어찌나 무섭던지 ㅠㅡㅠ


꼬박 3박 4일간 밤만 되면 오르던 열은 35.2도 저체온 가까이 떨어지면서 끝이 낫다. 고열도 정말 당황스러웠지만, 갑자기 잘 자던 아이가 자지러지게 울고 달래지지 않고 온몸이 차가워져서 온도를 제보니 저체온.



헉하고 인터넷 검색해보니 35도 이하로 내려가면 응급실로 가야 한다고 했다. 고열보다 더 위험한 거라는 글을 보니 너무너무 무서웠다. 엄마의 불안함을 아기도 느낀다지만, 아이의 첫 아픔 앞에서 무던할 수 있을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와서 함께 울어버리고 말았다.. 차가운 아이 몸을 꽁꽁 싸매고 품에 끌어안고 울던 밤을 잊지 못할 것 같다 ㅠㅠ



아픈 와중에도 낮에는 열심히 놀던 우리 아가

그래도 힘든지 놀다 말고 요기 눕고 조리 눕고


귀여우면서 안쓰럽고 속상한 하루하루였다.


다행히 지금은 기침만 아주 가끔 할 정도로 많이 나아졌다. 꼬박 일주일을 앓은 아기. 아프고 나면 큰다던데 정말로 제법 싫다고 표현도 더 잘하는 걸 보니 신기하다.


전국적으로 파라 바이러스가 유행이라던데, 뉴스에서도 나오고 인스타그램에도 같은 시기에 아픈 아기 사진이 많이 올라와있었다.

(너무 아파 보이는 사진은 차마 못 올리겠던데… )




크려고 아프다지만 아프지 않고 크면 좋겠다..

어린이집 다니면 어쩔 수 없다지만,

나의 아기는 예외로 다 이겨내면 좋겠다..



아이가 아픈 것도 무섭고 힘겨웠지만

갓 복직한 직장 눈치도 엄청 보였다..

이해해주셨지만 혼자 왜 이리도 불안하던지 걱정도 병이다 정말.. 12개의 연차를 코로나 백신과 이번 병간호로 다 소진해서 딱 한 개 남았다.. ㅠㅠ


너무 슬프다…



병원다녀오는길.. 가을 촉감놀이



꼬맹아 
엄마 이제 연차 없어 
그러니까 아프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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