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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페티 Dec 19. 2022

오른쪽 안면 마비라니…벨마비를 아시나요

#안면마비 #벨마비 #잘쉬는법을모르겠다

벨마비란 ? 
벨 마비(안면 신경 마비의 일종)는 제7 뇌신경(안면 신경)의 기능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얼굴 한쪽 근육의 갑작스러운 쇠약 또는 마비를 뜻합니다.


1. 알아차린 계기 

마비라는 말은 단어 자체가 참 무섭다.

맞벌이를 하면서 만성적인 피로감, 수면부족을 느끼면서도 제대로 푹 쉴수 있는 하루가 없어서 늘 피곤하다 하루만 쉬고싶다 생각해오며 지내오던 요즘이였다.


처음엔 감기인가 싶은 인후통이 있었고, 처방받은 가글을 하는데 자꾸 오른쪽 입에서 가글이 튀어나와서 힘이 왜 안 들어가지? 싶었으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귀와 목 사이 사각턱 언저리에도 자려고 누우면 뻑적지근한, 오징어를 많이 씹어서 아파오는 통증이 있었는데 지나다보면 나아지겠지 하고 이것도 그냥 무시했던것 같다.


또 최근에 오른쪽 눈이 건조하고 시력이 잘 안 맞는 느낌이 있었는데, 안경문제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정도여서 계속 참고 지내다가 눈을 뜨고 모니터를 쳐다보기도 힘들어져서 근무도중에 안과를 찾으니 결막염이라고 했다. 결막염 판정을 받은 그날 퇴근 후 저녁에 세수를 하는데 눈이 잘 안 닫히는 느낌이 들었다.

눈 안으로 수돗물이 자꾸 들어와서 건조하던 눈이 더 뻑뻑해서 거울을 보고 눈꺼풀에 힘을 주려고 하는데
간질간질 묘한 느낌만 나고 꽉 안 닫히는 게 느껴졌다. 뭔가 이상해서 인터넷에 한쪽눈에 힘이 안 들어가요 이런 증상을 검색해 보니 구안와사, 벨마비 전조증상이라고 했다. 그 모든 증상에 내가 해당이 되어서 심란한 마음으로 출근을 했다.


점심시간에 회사 앞 신경외과를 가니까 역시나 오른쪽에 안면마비가 진행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눈도 잘 안 감겨서 건조하고 공기에 노출이 지속적으로 돼서 결막염이 온 거라고 설명해 주셨다.

치료법은 딱히 없고 초기에 스테로이드를 처방하여 더 신경이 손상되지 않게 하는 게 전부라고 했다.

그런 얘기들을 듣는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내 몸 내가 챙겨야 한다는 거 알지만, 어떻게 잘 챙겨야 할지 잘 모르겠고… 스트레스받지 말고 푹 쉬면 좋아진다는데.. 맞벌이하면서 평일 내내 저녁에 혼자서 아기 씻기고 먹이고 재우고 … 내가 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걸 내가 더 잘 아니까 막막하고.. 너무 서럽고 무섭기도 하고 눈물이 났다.


이게 발병하고서 초기에 빠르게 진행된다는데 입꼬리도 점점 안 올라가고 뒤틀리는 느낌이 있고 혀가 얼얼해서 밥을 먹어도 맛도 없고 이래저래 내가 느끼는 증상들이 있는데, 당장 온몸이 아피서 출근을 못하는 게 아니기도 하고.. 쉬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팡질팡 하다가 도저히 출근하면서 쉬는 건 무리라는 판단이 들어서
(남편은 퇴근이 늦어서, 퇴근 후 아이케어는 쭉 혼자 하기에) 남편과 얘기 나눈 후 회사에 말씀드려서 이 주간에 무급 휴가를 받았다.



몸이 아파서 그런가 마음도 말랑말랑해져서

젊은 사람이 어쩌다가 마비가 왔지 잘 안 오는데 라는 말에 내가 너무 힘들게 사나? 싶어서

눈물이 펑펑 완전 울보였다.



2. 치료과정

신경과마다 조금씩 다른 듯하다.

내가 처음 간 병원에는 스테로이드 복용 외에는 별다른 치료방법이 없다고 하셨는데,

집 앞 신경외과에서는 미네랄 수액, 전기침 치료 등을 받아야 한다고 하셨었다.


처음 처방받은 스테로이드가 너무 독해서 그런가 먹는 내내 소화불량과 복부팽만감이 있었고,

몸이 너무 부어서 통증도 있을 지경이었다.  그 와중에 마비가 온 오른쪽 승모근과 어깨가 너무 뭉쳐서
팔도 저려오고… 면역력이 약해져 있어 애기한태 감기 옮아서 몸살도 걸려 휴직하고 나서 일주일은
내내 아프기만 했다.


스테로이드 부작용 증세가 너무 힘들지만 약을 줄일 수가 없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한의원 치료도 함께
병행했다.  처음 한의원 치료에서는 소화불량 증세에 맞추어 침치료를 받았고, 이후에는 혈액순환과 오른쪽 어깨, 승모근을 풀어주는 치료를 주로 받았다. 병행을 해서 그런가 증상이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고 하셨다. 


스테로이드 1주는 가장 강하게, 2주 차에는 절반으로 양을 줄이고, 3주 차에는 경과가 좋아져 더 이상

복용하지 않았고, 마지막 신경외과 진료 시 어깨와 승모근이 뭉쳐있어 얼굴 턱밑까지 조여드는 증상이 나타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았다. 주사 부작용이 어지러운 증상이라고 했는데, 맞고 나서 머리가 무겁고 기운이 없어서 며칠은 무기력하게 보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간 신경외과에서 과잉으로 비급여 항목을 유도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완전 의심쟁이.) 




많이 좋아진 지금 생각을 덧붙이자면 과잉진료든 아니던 몸에 신호가 왔으니까,
하라는 건 그냥 다 하고 푹 쉬는 게 답인 것 같다. 


2주에서 한 달이면 자연적으로 돌아온다더니 지금은 입꼬리도 잘 올라가고 눈도 잘 닫힌다.

하지만 안구건조증세와 피로감은 여전히 함께다.


건강, 건강, 건강이 최고인 것을 알지만 퇴근 후 아이 밥/목욕 등 케어하고 

집안일을 하면 10시가 넘는데, 잠들기가 아쉬워 드라마 한 편만, 웹툰 조금만 보다 보면

어느새 한시라 매일 늦게 잠들고 있다.. ㅎㅎ......


새해에는 8시간 이상씩 꼭 잘 자고 영양제를 잘 챙겨 먹어야겠다.

모두 건강하시길..




[ 안면마비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
1. 한쪽 눈이 감기지 않거나 감는 힘이 부족하다.
2. 물을 마시거나 양치할 때 물이 한쪽으로 샌다.
3. 입을 '이' 하고 벌렸을 때, 얼굴 좌우 양쪽이 비대칭이다.
4. 입을 '우' 하고 오므렸을 때, 입술모양이 한쪽으로 치우친다.
5. 얼굴에 힘을 줘 눈썹을 들어 올렸을 때, 이마에 주름이 생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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