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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원 Jun 03. 2022

성남에서

이별은 사랑처럼 느닷없이 왔다

강북강변의 정체로 당신과의 만남이 지체됐고

어둠 속에 날아든 비보는

터널 안에 갇힌 날 오열하게 했다  

   

맑은 눈동자로 사랑한다는 말을 삼키며 

손아귀 힘으로 건재함을 보여줬던 당신

아련한 미소를 농담처럼 흘리며

거짓말처럼 이별했다    

 

이마와 두 눈에 남긴 입맞춤은

팔짱을 꼈던 그날처럼 따뜻했고

옷을 차려입는 마지막 팔놀림은

식었지만 힘들이지 않게 부드러웠다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당신은 자꾸 가벼워지고

나는 허전하고

당신은 사라지고     


사랑은 다른 사람으로 잊힌다는데

당신을 대신할 사람이 없으니

그저 난

내내 당신을 그리워할 수밖에          




89세 아버지와 이별을 하고

언젠가 다듬어질 내 맘을 위해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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