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앉아있길 3시간 째, 아직도 뭘 써야할지 모르겠다.
아이스 커피를 먹으려고 어제 미리 새로 산 얼음 트레이에 잔뜩 얼음을 얼려놓았다. 얼음을 큰 컵에 가득 넣고 뜨거운 커피를 담았다. 커피와 얼음으로 채운 컵을 들고, 주방에서 반올림해서 두 걸음 정도 떨어진 책상으로 와 앉았다. 금방 작아진 얼음을 커피와 함께 오독오독 씹어먹으며 뭘 쓸까 생각을 한 지도 어느덧 3시간째.
아직도 이러고 있다. 얼음은 진작에 다 녹았고, 커피는 아직 조금 남았다. 퍼블리를 뒤적거리다가 이러다가는 오늘도 아무것도 못쓰겠다 싶어서 일단 타자를 두드리기로 했다. 일종의 프리스타일. 이 다음 문장, 아니 단어가 뭐가 나올지는 나도 모르겠다. 이럴 때 보통 신세 한탄이 나온다.
요즘 참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낯설다. 그 전에는 성큼성큼 걸었던 길이 알고보니 징검다리였다는 걸 알게 되버린 것 같다. 그동안 젖지 않고 걸어올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운이 좋아서였음을 알아버렸다. 그러다 대차게 빠져서 쫄딱 젖어버렸다. 날은 춥고, 해는 저물고, 마음은 조급해진다. 그런데 괜찮은 척을 한다. 하다보니 진짜 괜찮은 것 같기도.
맨날 생각만 하고, 미뤄만 논 일들을 하나씩 해보려고 한다. 그 중 하나가 글쓰기. 완전히 손을 놨었어서 글이 잘 써질까 싶긴한데, 언제는 뭐 잘 써졌나. 매일매일 낙서 하듯이 써볼까한다. 딱 10분만이래도. 라고 다짐한 것도 어느덧 10년. 이번엔 다르다!
커리어 측면에서도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 스타트업에서만 할 수 있는 일들이 좋지만, 동시에 스타트업이기에 고민해야 할 것들이 최근들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내가 해왔던 것들을 좀 더 잘하고 싶은 욕심과 동시에 내가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 그래서 이 부분도 좀 더 기록과 함께 하려고 한다.
그 외에도 머리 속에만 있던 기획만 있던 내용들을 조금씩 풀어나가려고 한다. 글로 빌어먹으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