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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스윙 Jan 04. 2022

2022년, 충전 완료.

행복한 돼지의 생활이 오늘로써 막을 내린다. 한국 비행기를 취소하고 긴긴 겨울밤 뭐하나 아주아주 조금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휴일들이 금방 가서 아쉽다. 노는 것도 관성이 생긴다고 해야 하나, 아마 내일 출근해서 컴퓨터 책상 앞에 앉으면 굉장히 몸이 좀 쑤실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근데 한편으로는 일하고 싶기도 한 것이 진짜 오지게 쉬어서이다 (사람이 너무 쉬면 안된다는 것을 체험중). 겨울 방학을 끝내고 새학기 등교하는 이중적인 초딩의 마음과 같다. 영국에서 직장 생활하면서부터는 연초에 항상 이런 시무룩하면서도 활기찬 아주 이상한 기분이 종종 들었는데, 그래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1월 중순 정도에 여행 이던 뭔든 봄 플랜을 짜기 시작한다. 다만 올해는 이사 준비를 해야 해서 봄 플랜이 이미 정해진 것 같긴하다.


연말에는 시간도 많으니 책을  몰아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 시간 동안 영상매체를 보면  아프고 귀가 아파서 노화의 현상일까 정말 자연스럽게 (활자) 손이 간다), 이번에 읽었던 책들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책이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아비투스'라는 책이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라는 2015 노벨문학상 작품인데 어딘가에서 레퍼런스를 보고 흥미로워서 읽어보려고 하다가, 조금 두꺼워서 미뤄놨는데 연휴 동안  잡고 읽으니 금방 봤다. 세계 1 대전 당시 러시아 여군들의 삶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이중성과 잔인함 그리고 삶의 유한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주는 반면, 아비투스는 사회/문화/경제적인 측면에서 삶을 ''  있는 방법에 대해 논한 것이라  글이 오묘하게 머리속에서 섞이며 아주아주 생각을 많이 하게 했다.  주제로 남편이랑 2-3일은 계속 토론? 대화? 수다?   같다. 2021년을 보내며 무엇인가 영감을  책이었다.


연말 연초에 하는 혼자만의 행위들이 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신년운세를 꼼꼼히 찾아보는 것이다. 한국에 못 갈 경우 보통 '점신'이라는 어플을 사용해서 보는데 (내가 영국으로 유학 오기 전 추천받았는데 아주 기가 막히게 맞추어서 그 이후로 매년 챙겨 본다), 동생이 인턴할 때 이걸 만든 업체에 마침 취재갔다가 어플이 빅데이터를 모아서 보여주는 것이라길래 더 신뢰가 갔다 (사주는 결국 통계니까). 데이터가 계속 쌓여서인지 업데이트도 꾸준히 되는 것 같다. 좋은 것은 대충 보고, 한 해 동안 조심해야 할 것과 살풀이 이런 것을 좀 세세히 본다. 올해는 내가 삼재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조심해야 할 것이 적어서 의외라 생각했다. 남편은 기독교라서 이런 것을 약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막상 내가 보고 있으면 본인 것을 몹시 궁금해한다. 뭐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으니까.


결국 연말에 푹 쉬며 재충전을 하고, 삶을 다시 생각해 보고, 운세를 보며 한 해를 점쳐 보는 것이 결국 다 잘 살아 보기 위함인데 뭐 대단한 성취나 목표는 아니더라도 그냥 올 한해 무탈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해본다.


가장 강하거나 가장 똑똑한 종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변화에 가장 적응을 잘하는 종이 살아남는다.
찰스 다윈, 종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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