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판단과 성과의 관계
투자에서 결과가 좋으면 옳은 판단이었고 결과가 나쁘면 틀린 판단이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투자실력을 높이려면, 결과와 상관없이 옳은 판단인지 그른 판단인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음 예시 중에 올바르게 판단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구별해 보겠습니다.
1) 경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경기민감주에 투자.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면서 20% 수익실현.
2) 신제품 출시로 매출이 오를 것이라 판단해 A 기업 주식 매수하였으나, 신제품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여 A 기업 주가가 30% 하락.
3) 글로벌 경기회복을 예상해 석유 관련 에너지기업 매수. 경기는 더욱 악화됐지만 중동발 전쟁 불안으로 유가가 급등하며 30% 수익 확정.
4) 미국 자동차 관련 세금인하 기대로 현대차에 투자. 대미 수출이 제자리인 가운데 신흥국 판매 부진으로 현대차 주가 10% 하락.
5) 친환경 선박 수주 기대감으로 조선주 매수. 관련 수주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15% 하락. 그러나 60일 이평선을 벗어나지 않았으므로 매수 유지.
6) FDA 인증이 예상되는 B 바이오주에 투자. 인증불발 발표 후 30% 하락했으나, 버티다 보니 글로벌 제약회사 지분투자 호재로 300% 상승 중
1번은 옳은 판단으로 수익을 낸 경우이고, 2번은 판단은 맞았다고 볼 수 있지만 예측 불가능한 사고로 손해를 본 사례입니다. 3번은 판단은 틀렸지만 운 좋게도 수익이 난 경우이며, 4번은 판단도 틀렸고 투자 결과도 손실입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은 1번과 2번입니다. 수익이 났다고 해서 3번과 같은 결과에 우쭐하면, 발전이 어렵습니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내 판단이 옳았는지를 되돌아보아야 하며, 투자를 실행한 시점에서 판단의 옳고 그름을 결정할 기준을 미리 마련해 놓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뭐가 맞았는지 틀렸는지도 모른 채 결과에 울고 웃다가 성과와 배움도 없이 투자금만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5번과 6번은 가장 주의 깊게 보아야 할 예시입니다. 친환경 선박 수주를 기대해 매수했다면, 관련 수주량이 신통치 않을 경우 성과와 관계없이 자금을 회수해야 합니다. 그런데 손실이 났음에도 처음 생각한 매수 기준과 상관없는 기술적 분석 도구를 가져와 투자를 유지 중입니다. 이런 경우는 손절하기가 싫어서 다른 핑계를 찾은 것에 불과합니다. 기술적 분석으로 투자를 하려면, 투자의 실행도 익절과 손절도 모두 기술적 분석에 따라야 합니다. 6번도 고수익에 취해 이런 투자를 지속하다가는 언젠가 큰 후회를 남길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흔히 명분과 실리 중에서 못해도 한 가지는 얻어야 한다고 합니다. 돈이 목적인 투자에서는 실리가 더 중요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명분(투자의 근거)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투자는 확률 게임입니다. 틀린 판단을 해도 실리를 얻을 가능성은 언제나 있습니다. 결과만을 중심에 놓고 투자를 하면 투자를 반복할수록 길을 잃게 됩니다. 옳은 판단이라도 결과가 나쁠 수 있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명분을 중시하다 보면, 성공 확률이 점점 높아질 것입니다. 투자판단의 옳고 그름을 판별할 수 있게 되면 혼돈처럼 보이는 시장에서도 나만의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도 같은 결정을 할 만큼 스스로 단단한 논리를 갖춰야 합니다. (결과와는 상관없이) 지금도 맞고 그때도 맞는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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