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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운욱 눈사람 Mar 19. 2022

경제지표 분석 기본 프레임

지표의 선후 관계

금융시장 관련 뉴스를 보면 온갖 경제지표가 쏟아집니다. 전체 흐름에 대한 판단 없이 단편적으로 받아들이면, 수많은 경제지표 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개선되는 지표도 있고 악화되는 지표도 있기 때문에 경제지표 사이의 관계를 알지 못하면, 아무리 뉴스를 많이 보아도 경기가 어떤 상황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경제지표를 읽고 자신만의 견해를 가지려면 경제지표의 맥락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1. 경제활동의 선후 관계


경제지표의 맥락을 이해하려면 먼저 경제의 구조를 알아야 합니다. 경제활동은 크게 소비, 생산, 고용, 투자의 4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투자가 증가하면 고용이 늘 수 있고, 고용이 늘어나면 소비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소비가 늘어나면 당연히 생산도 증가합니다. 4가지 활동이 모두 서로 상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선후관계를 파악하는 것도 예측을 하는 것도 둘 다 정답이 없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런 혼돈의 상태를 내버려 둘 수는 없으므로, 다소 인위적이라 할지라도 선후 관계를 구분해 보겠습니다.


우선 기업이 생산을 늘리는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기업이 향후 경기 개선이나 수요 증가를 예상해서 증산을 할 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예측이 틀릴 경우 생산 비용과 재고 부담을 온전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업은 일반적으로 판매가 증가해서 재고가 감소하거나 수요가 증가한다는 확신이 서야 생산을 늘리게 됩니다. 따라서 생산이 증가하려면 소비 증가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생산을 늘리는 단계를 살펴보면, 기업은 먼저 생산 시간을 늘리는 것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하루에 6시간 가동하던 공장을 8시간이나 9시간 돌리는 것으로 대응하다가, 그래도 부족하면 공장을 12시간, 그것도 안 되면 24시간 가동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기계는 24시간 일할 수 있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습니다. 결국 기업은 인력을 추가로 고용하게 됩니다. 인력을 충원하고 공장을 24시간 돌려도 수요에 대응할 수 없으면, 다음에는 공장을 더 지어야 합니다. 공장 증설은 4가지 경제활동 구성항목 중 투자로 분류됩니다.


이를 정리하면, 경제활동 4가지 항목의 선후관계가 ‘소비 → 생산 → 고용 → 투자’의 순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경제활동이 감소하는 경우도 소비가 줄어들게 되면 생산과 고용, 투자가 순차적으로 감소하게 됩니다.


<경제활동의 선후 관계>


2. 국내 경제지표 읽기


주식시장은 경기에 선행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주식시장의 향방을 파악하려면 경제활동의 앞 단계인 소비나 생산에서 힌트를 얻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이 워낙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수출과 생산 지표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 경제에서 가장 먼저 집중해서 보아야 할 지표는 수출 증가율과 전산업생산이며, 전산업생산 중에서도 수출과 직결되는 광공업생산이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한편, 고용지표 악화나 투자 부진으로 우리나라 경제나 주식시장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을 가끔 볼 수 있는데, 이는 사후약방문과 다르지 않습니다. (단, 미국 고용지표는 예외이며, 그 이유는 뒤에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고용이나 투자 관련 지표는 경제활동의 순서로 따지면 후행 지표이기 때문에, 이런 지표들이 악화될 때쯤엔 주식시장은 이미 하락세로 전환한 지 한참 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고용이나 투자 지표의 악화는 질병의 초기 진단이 아니라 사망선고에 가깝습니다.


3. 해외 경제지표 읽기


해외 경제지표 역시 글로벌 경제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가정하면 똑같이 ‘소비 → 생산 → 고용 → 투자’의 프레임이 적용됩니다. 다만, 해외 경제지표를 읽을 때에는 국가별 분업체제를 감안해야 합니다. 주지하다시피 전 세계 소비는 미국이 책임지며, 생산은 한국과 중국 등 신흥국이 담당합니다. 국가별 분업체제를 감안한 경제활동 그림은 다음과 같습니다.


<글로벌 경제활동의 선후 관계>


글로벌 경기 향방의 힌트를 얻으려면 국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소비와 생산 지표에 집중해야 합니다. 따라서 글로벌 경기를 판단하는 데는 미국의 소비 관련 지표와 한국과 중국의 생산 지표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소매판매와 소비자신뢰지수, 한국의 수출과 광공업생산, 중국의 수출과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이 글로벌 경기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우리 경제가 대외환경 변화에 취약하다는 말 자주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이는 글로벌 경기의 향방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가 좌지우지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경기만 잘 알아도 글로벌 경기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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