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만타야 국립공원으로
여행은 걸어서 천천히 둘러보는 것을 신조로 하였지만 도저히 안되겠더라구. 걸어서 여행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어. 고불고불한 길은 게임을 하는 것 같았어. 도로를 벗어난 지역은 경사가 어찌나 심한지 운전을 잘못해서 다른 길로 빠지기라도 한다면 완전히 끝장이 나겠더라구. 일주일만 란사로테에 있겠다고 하는 것을 아예 일년동안 몸져 누워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왜 이렇게 험난한 길이냐면 지금도 계속 화산이 폭발하는 장소이기 때문이야. 운전을 잘못해서 다른 길로 빠지기라도 하는 날엔 끝장이겠더라구. 도로를 벗어난 지역은 어찌나 경사가 심한지 조금만 운전을 하고 가더라도 멀미가 날 정도였어. 그래도 유리창 너머 보이는 돌층의 기이한 선에 나도 모르게 눈이 동그레져 계속 쳐다보게 되더라구.
기이한 돌덩이와 화산 폭발의 흔적을 돌고 돌아 드디어 저기 언저리에 이곳이 티만타야 국립공원이라고 안내해주는 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했어. 이글이글 타오르는 괴물 얼굴 표지판이 둥둥 떠 있는게 칠흙같이 어두운 흙, 돌, 땅과 어우러져 어둠의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
사실 란사로테는 섬의 4분의 1을 덮는 화산 지형으로 이뤄져있어. 곳곳이 참 기이한 자연의 지형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는 단연 '티만타야 국립공원'이라 할 수 있지. 빨간색, 오렌지색, 검은색 층층이 이뤄진 용암 바위의 단면을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어.
1993년에 유네스코에 지정된 용암지대라고 하는데 정말 그럴만한게 그렇게 많은 나라와 도시를 돌아보았지만 이렇게 살아있는 자연을 가까이서 보긴 참 오랜만인 것 같아. 이 국립공원이 모두 화산 토양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지금으로부터 약 200년전 그러니까 1730년부터 1736년에는 100개 이상의 화산이 무척 활발하게 분출하였다고 해.정말 그렇게 활발하게 분화 활동한 것이 고개가 끄덕여지는게 화산 주변 곳곳에 그렇게 분화된 흔적들이 눈앞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거야. 신비로웠어. 나는 평평한 아스팔트길만 늘 지나가며 둘러보았는데 참 세상에는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경이로운 자연환경이 펼쳐지고 있는구나.. 이런 생각에 재미있더라구.
더 놀라운 점은 지금도 화산 활동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야. 그걸 참 이 사람들은 관광자원으로 재미있게 만들었더라구. 티만타야 국립공원에 가면 레스토랑이 하나 있고 그 옆에 마치 우물가처럼 동그랗게 구멍이 뚫려있는 장소가 있어. 관광 안내 직원이 사람들에게 이리 오라고 부르기 시작하지. 그럼 그 우물가처럼 생긴 곳으로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해. 동그랗게 움푹 패여있는 장소를 기준으로 사람들이 동그랗게 에워싸기 시작했어.그 동그랗게 움푹 파여 있는 장소에는 있지 뭐가 올려져 있는지 알아? 그럼 우리가 닭꼬치 구울때 쓰는 철판 있잖아. 뒤집을때 쓰는 철판, 그 위에 그 철판이 올려져 있고 거기에는 우리가 휴게소가면 가끔 사먹는 작은 감자 있지, 그 감자들이 일렬로 쭈욱 철판에 올려져 있는거야.
"이 감자들이 여기에 왜 올려져 있는거지?"
이런 생각을 하기도 전에 갑자기 "팍!"하는 소리가 나오더니 증기가 확 올라오는거야.
이제 짐작이가? 맞아. 화산이 그 지형에서 아직도 진행중인거고, 바로 그 증기열로 감자를 노릇노릇하니 굽는거야. 화산이 폭발한다는 이야기를 이렇게 감자를 즉석에서 구워 보여주는데 궁금하더라구. 화산열로 구운 감자맛은 또 어떨지..... 마침 우리 부부 둘다 배가 고파서 화산열로 구워진 감자를 먹고 가려고 했지만 이게 굽는거랑 또 식사를 하는 거랑은 시간대가 달라서 아쉽게도 먹을 수가 없었어...
또하나 재미있는 화산은 바깥을 나와면 또 볼 수 있어. 난 사실 화산에 관심이 전혀 없었는데 세상에는 참 다양한 종류의 화산 형태가 존재하더라구. 이번 화산은 밖에 나가 볼 수 있는 장소인데 동그란 분화구에 사람들이 모이면 안내 직원이 독특한 화산 지형의 모습을 보여줘. 어떻게 보여주냐고? 바로 물을 뿌려서 보여주는거야. 약간 황당하기도 하면서 난 무척 신기하더라구. 보기에는 일반 평평한 땅인데 (살짝 지대가 올라와 있는 정도?) 물을 쫙 뿌리면 갑자기 분화구로 뭔가 스팀이 확 올라오는거야. 지각 바로 아래의 열이 땅을 뚫고 올라온다고 하는데 무척무척 뜨거워서 그렇게 뚫고 올라올때는 모두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 있으라고 하더라구. 소리도 시원하게 확 하니 올라오는게 재미있더라구!
란사로테에서 보고 들었던 여러 풍경들을 계속 계속 이야기 할께. 천천히 내가 갔었던 여행 풍경을 담아 그 기억이 허공으로 날아가지 않도록 :)
* 흩어지는 순간은 기억하고자 기록합니다.
* book_j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