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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 로스코 May 01. 2020

일요일 밤을 보내는 대학원생의 자세

나는 대학생 이후로 ‘공부’만 한 적이 없다. 이른바 알바몬이랄까. ⠀


 7살이 되던 해부터 아버지는 ‘20살 넘으면 성인이며, 성인은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 그 후로는 네 인생을 자립해서 살아라.’라고 귀에 못이 박히게 말씀하셨다. 그리고 내가 20살이 되던 해에 나는 실제로 ‘경제적 자립’을 이루게 됐다. 그리고 이 실현은 자의 반 타의 반이었다. 그 무렵 아버지의 사업이 어려워져 가세가 기울었으니. ⠀

 

 20대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갑작스럽게 사회에 ‘조산아 등장한 나는 모든 것이 서툴렀다. 그래도 매사에 열심이었다. 집에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일주일에 ‘학원 강사, 아웃백 서버 3개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학업을 이어갔다.  


 처음에는 변변치 않은 중소기업에서 일을 어깨너머로 배우다가, 운 좋게 교수님 추천으로 큰 기업에 입사하기도 했다. 그렇게 직장인으로서 생명을 연명해갔다. 그동안 20대 때 고군분투하던 버릇(?)은 나의 해마에 각인됐는지 직장 생활을 하며 자기 계발을 멈추지 않았다. 마치 아무리 먹어도 허기를 채울 수 없는 저주라도 걸린 사람과 같았다. ⠀


 그러던 내가 올해 대학원생이 되었다. 큰 고민 끝에 ‘공부’에 전념하기로 결심했다. 이것은 피와 땀으로 흘려보낸 나의 20대에 대한 보상이었다. 조급한 마음은 쉬이 변치 않아서, 풀타임 학생 신분에 집중하기가 아직까지는 어렵지만, 점차 시간을 두고 적응해보려 한다. ⠀


 나는 나를 아끼는 방법을 30대가 되어서야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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