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케터 로스코 May 01. 2020

나는 과연 합리적인 소비자일까?

내가 A제품을 구매한 이유

계절이 바뀌어 새 옷을 장만하기 위해, 쇼핑몰 사이트에 접속했다. 익숙한 브랜드부터 생경한 브랜드 제품까지 열 손가락 안에 세기 힘든 많은 제품들이 스크린을 꽉 채우고 있다. 가격, 디자인, 다른 소비자들의 후기 등을 보고 갖은 고민 끝에 A제품을 구매한다. 사이트에서 결제를 끝마쳤더니 설문조사 페이지가 팝업창에 뜬다. A제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묻는다. 가격 대비 성능이 타사 제품 대비 어떤지 비교우위를 내 합리적인 이성에 근거하여 쭈욱 나열하여 답한다. '나는 합리적인 소비자다.'라고 자부하며 설문조사를 마저 작성한 뒤 제출한다.


이와 같은 소비자가 구매를 하는 일련의 과정에서의 심리와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기업들은 설문조사 외의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 그러다 최근 신경과학적 정보를 활용한 신경마케팅(Neuromarketing)이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다른 말로 뉴로마케팅이란 뇌 속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뉴런(Neuron)에 마케팅(Marketing)을 결합한 용어로, 소비자의 구매 행위를 신경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여 마케팅에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뇌의 신경 세포들이 활동하면 산소 소비량이 증가해, 이를 보충하기 위해 해당 부분의 혈류량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응용해 뇌 활동을 측정하는 'fMRI(기능적 자기 공명 영상)'이나 시선을 추적하는 'eye tracking(시선 추적)' 외에 'EEG(뇌전도)', PET, SPECT, MEG 등 여러 가지 기술을 동원해 소비자의 구매 활동의 동인을 분석하는 마케팅 기법을 포함한다. 

 

앞서서 봤던 사례에서도 뉴로마케팅 학자들은 ‘나는 왜 A제품을 구매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뇌과학적으로 접근하여 설명한다. 소비자는 스스로를 이성적이라고 바라본 반면 이들이 밝혀낸 소비자의 구매행동은 지극히 감정적이다. 가령 위 설문조사에서 나는 갖가지 이유를 들어 자신은 합리적인 이성을 동원해 A제품을 구매했다고 설명할 테지만, 정작 나의 뇌를 들여다보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뇌과학자들은 주목한다. (실제 사례에 대해서는 다음 차례에 설명하겠다.)


어찌 보면 소비자 그 자신도 눈치 채지 못하는 구매활동에 대해 진위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뉴로마케팅이 각광받고 있다. 포춘지는 뉴로마케팅을 미래 10대 기술로 선정했고, 나이키, 루이뷔통, 혼다, 코카콜라와 같은 세계적 기업은 자동차, IT, 미용, F&B산업에서 뉴로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의 뉴로마케팅 활용 방안과 그 시사점은 무엇일까. 그리고 더 이상 소비자에 국한되지 않은 미디어 주체자로 변모한 프로슈머인 우리들은 어떤 패러다임에서 뉴로마케팅을 바라봐야 할까.  


인간의 소비심리를 지배하는 뇌과학의 비밀을 파헤쳐 얻은 지식을 콘텐츠로 공유하고자 한다. 1편은 ‘블라인드 테스트’에 대한 내용이 될 예정이다. 관련 자료는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의 한스 게오르크 호이젤의 저서를 기본으로 하여 관련 연구자료와 논문을 참고할 예정이다. 함께 뉴로마케팅을 알아가며 우리의 감정과 이성에 대한 (현재까지 버전의) 진실과, 방법론적 패러다임에 대해 머리를 맞대어 의견을 나눠보자. 


과연, 우리는 합리적 소비자일까? 



매거진의 이전글 미니멀리즘을 표방하는 브랜드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