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산업이 늙어간다? (2편)
지난 번 TMI ‘패션이 늙어간다’ 1편에서는 물리적인 시간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많은 패션기업의 경영진이 1세대 및 1.5세대에 집중됐다는 지적이었지요. 그리고 그들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2세대 경영진까지. 이런 물리적인 시간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환경으로 인해 산업이 늙어가고 있다는 것을 지적했습니다.
이번에는 두 번째 주제로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패션인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패션 브랜드는 사실 경영자들의 생각도 중요하지만 이를 실행하는 실무 책임자들의 생각도 중요합니다. 브랜드를 책임지는 브랜드 매니저, 혹은 본부장들의 역할이 브랜드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본부장의 역할은 브랜드라는 배를 이끄는 선장의 역할을 하게 되지요. 따라서 배가 움직이는 여러 가지 원칙과 질서에 대해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패션 브랜드도 기획에서 생산, 디자인, 영업, 그리고 재무 관리 등의 일반 사무까지 다양한 영역에 대한 것을 파악해야 합니다. 한 마디로 실무자가 아니라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겠지요.
예전의 본부장들은 사람들을 관리하고 조직을 관리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지요. 일부 본부장들은 덕장의 면모를 보였고, 일부는 용장, 일부는 지장 등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관리 방법, 사람들과의 관계를 설정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과거의 방식이 잘 통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일반화에는 무리가 따르겠지만 대체적으로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패션 브랜드의 본부장들은 50대가 가장 많습니다. 60년대 태어난 사람들이지요. 일부 브랜드는 70년대 초반생들도 본부장으로 임명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본부장들의 나이가 아니라 이들이 관리해야 할 사람들이 90년대 태어난 사람들이라는 것이지요. 어쩌면 아들 뻘 정도인 사람들과 일하는 게 편할 수는 없겠지요. 옛날에는 잦은 회식과 일방적인 업무지시로 이 같은 관계를 일찌감치 정리하곤 했는데, 요즘에는 언감생심,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회식도, 일방적 업무지시도, 또 강압적인 회사 분위기도 과거의 흘러간 유행가일 뿐입니다.
이런 세대 간의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는 언제나 있었던 것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은 예전과 크게 달라졌지요. 온갖 대나무숲이 살아 숨쉬고 SNS가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소통을 술로 배운 본부장들과 SNS로 소통하는 세대들의 간극이 너무나 커 보입니다.
결국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려면 소통 창구를 일원화해야 합니다. 요즘 세대들에게 과거의 문화를 전달할 수 없다면 관리자들이 달라져야 합니다. 요즘 소비자들도 그들과 같은 세대들이기 때문입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원 기사 : 미디어패션쇼(www.fasho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