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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산업이 늙어간다 ? (1편)

패션 산업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많이 달라졌는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현재 패션산업의 큰 흐름을 보면 양 갈래로 갈라지고 있는 게 눈에 보일 정도로 뚜렷합니다. 기존의 비즈니스를 유지하려는 쪽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려는 쪽으로 나눠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달라지고 있는 현재 산업의 문제점을 들고 나와 양쪽의 입장 차이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이것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이며 불필요한 정보 과잉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시리즈는 요즘 유행하는 TMI(Too Much Information) 시작합니다. 


첫 번째 주제는 ‘패션, 산업이 늙어간다?’입니다 

우리나라 패션산업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서양 복식이 도입된 이후 맞춤의 양장점 개념이 오랫동안 산업을 지배했고, 이에 따라 모직과 면, 나일론, 폴리에스터 등의 소재 산업이 시장을 주도했었죠. 이후 1960~1970년대까지 수출로 노하우를 갖춘 봉제 산업이 1980년대 내수로 전환되면서 산업의 틀을 마련하게 됩니다. 1990년대 이후 문화 산업이 발전하며 2000년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현재에 이르게 되지요.

이에 따라 국내 패션산업은 1970~1980년대 내수로 돌아선 1세대 패션기업들이 있고, 1990년대 이후 성장기에 발을 들인 1.5세대, 2000년대 이후 1세대와 1.5세대의 자녀들이 가업을 이어간 2세대 기업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컨셉과 기술로 자수성가한 패션인들도 있고 삼성, LG, 코오롱 등 대기업의 패션 자회사들도 1세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1세대의 대표 주자로 박순호 회장을 비롯해 정재봉 회장, 김귀열 회장, 권종열 회장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전설적인 인물들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들 중 아직까지 일선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도 있습니다. 1.5세대로는 한준석 사장을 비롯해 김상택 사장, 김문환 사장, 김창수 사장, 최병오 회장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어 정영훈 사장과 권성재 박이라, 김대환, 윤근창, 성가은, 김지은, 최혜원, 서혜원 등 현업에서 활약하는 수많은 2세대 패션 경영인이 있습니다. (기억나는 대로 정리했을 뿐이니 오해는 없으시길)


그런데 이들 기업은 벌써 길게는 50년, 짧게는 3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게 됐습니다. 이 이야기는 기업의 시스템도 기업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일부 기업은 여전히 종이 작지에 스와치를 붙여서 상품을 발주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3D 기반의 PLM(Product Life cycle Management)를 도입해 생산을 관리하고 있는데 말이죠. 

사실 기업이 오래됐다고 해서 기업이 늙어가는 것은 분명 아닙니다. 이 중 상당수의 기업은 달라진 패러다임을 기업의 시스템에 결합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래된 기업 중 절반 정도는 여전히 구시대의 방식을 선호합니다.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우선 귀찮고,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들어갈 리스크와 기회비용을 사용할 용기가 없어 변화의 시기를 놓쳤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제 문제점을 파악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더라고 비용은 물론 시스템 전반을 업그레이드하는데 엄청난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가래로 막을 것을 서까래로 막는 셈이 된 것이죠. 중국에서는 음원을 듣는 방식이 테잎에서 MP3로 바로 넘어갔듯이, 이들은 1단계, 혹은 2단계를 한꺼번에 넘어설 정도의 투자와 노력이 필요한 것이지요.

“이럴 바에야 새로운 비즈니스를 하고 말지”라는 말이 절로 나올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기업을 계속 유지하려면 이후에 더 큰 비용을 지불하지 않도록 딱, 지금 현재에 맞는 시스템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야 합니다. 


(이 글은 미디어패션쇼(www.fashow.co.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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