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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AYER SYSY Jun 21. 2022

로스트아크는 유저를 잡을 수 있나

라이브 서비스 게임, 잔존율,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까지.


2022년 4월, 로스트아크는 신대륙 엘가시아를 업데이트하며 시즌2 유종의 미를 거뒀다. 긴 시간 대규모 업데이트가 없어 플레이어의 원성이 자자했었지만, 엘가시아 업데이트를 통해 불만을 찬양으로 바꿨다. 기나긴 없데이트 기간에, 로스트아크 메인 디렉터인 금강선 디렉터는 ‘다른 게임을 즐기다 오시라’는 말을 했었다. 할 게 없으면 다른 게임을 하다 오라는 이 한마디가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명암을 관통한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은 계속해서 컨텐츠를 낼 수 없지만, 역설적이게 무한히 컨텐츠를 만들 수 있는 게임이다. 필요한 건 시간과 자원뿐이다. 이번 글에서는 게임의 서비스 방식, 유저 잔존율(Retention), 비즈니스 모델을 연결해서 다뤄보고자 한다.



게임에는 다양한 서비스 방식이 있다. 대표적으로 패키지 형 게임과 라이브 서비스로 나눌 수 있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란, 게임 출시 후 게임의 컨텐츠 유지 보수 및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게임이다. 대표적으로 메이플스토리, 로스트아크 같은 한국의 온라인 게임부터 포트나이트, 데스티니가디언즈 같은 서양의 게임까지 해당한다. 전통적인 패키지 게임은 게임이 출시하고 나면 치명적인 버그를 고치는 업데이트는 있더라도, 새로운 컨텐츠를 추가하거나 기존 컨텐츠를 보강하지는 않는다. 최근 들어 dlc(download contents)의 형식으로 유사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그 양과 주기에 있어서 라이브 서비스 게임을 따라가지 못한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은 한 게임 안에서 몇 년이고 계속 업데이트를 하며 게임을 발전시킨다. 같은 게임에 결과물을 누적시키니 새로 만드는 것보다 개발 자원과 인력을 아낄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까지만 보면 라이브 서비스 방식은 무한한 업데이트로 유저를 끊임없이 만족시키는 이상적인 게임처럼 보인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과 자원의 한계까지 고려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비즈니스 모델은 대부분 지속적인 지출에 초점을 맞춘다. 게임 구매 시 모든 금액을 결제하는 전통적 패키지 게임과 다르게, 라이브 서비스 게임은 월 정액제 혹은 캐릭터 성장, 유지에 필요한 재화 결제 등 꾸준한 지출을 요구한다. 유저를 잡기 위한 개발 비용을 얻기 위해서 유저에게 꾸준한 결제를 유도해야 한다. 패키지 게임에 비해 라이브 서비스 게임은 유저 잔존율이 더욱 중요하고, 이 때문에 유저를 잡아둘 수 있는 꾸준한 업데이트가 이뤄져야 한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은 다른 게임과 마찬가지로 오래될수록 플레이어가 줄어든다. 게임 내의 컨텐츠를 다 즐겼으니 떠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라이브 서비스 게임은 잔존율(retention)을 높이기 위해 계속 새로운 컨텐츠를 업데이트한다. 업데이트가 늦어지면 플레이어는 지루함을 느끼고 떠난다. 유저가 떠나면 결제도 줄어드니 다음 업데이트 개발에 필요한 자원이 줄어든다. 이러한 패턴은 개발사에게 악순환이 된다. 개발사는 플레이어를 잡기 위해 무리해서 업데이트를 하고, 플레이어는 금방 다 해버린 뒤 다음 업데이트를 기다린다. 개발사는 피로도가 누적되며 업데이트는 줄어들고 플레이어도 떠나간다. 


줄어드는 플레이어와 함께 말라가는 수익은 개발사의 업데이트를 어렵게 만든다. 한때 시대를 풍미했던 테라(TERA)가 서비스를 종료한다. 플레이어는 줄어들고 업데이트는 뜸해지니 남은 플레이어가 없어졌다. 게임 유지 비용이 고정적으로 나가는데 플레이어로부터 받는 수익은 없으니 문을 닫는 방법밖에 없었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에서 업데이트가 밀린다는 것은 테라의 예시처럼 게임 수익에도 악영향을 끼쳐 게임을 닫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가지고 있는 악순환에 대해 분석했다. 게임에 대한 접근 허들을 낮추지만 꾸준한 결제를 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 꾸준한 결제를 위한 유저 잔존율, 그리고 유저를 남기기 위해 필요한 끊임없는 업데이트와 그에 드는 비용까지.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패키지 게임에 비해 '나쁘다'는 것이 아닌, 각 서비스 방식의 장점과 한계를 명확히 이해하고 한계를 극복하거나 늦출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로스트아크가 자랑하는 업데이트 로드맵은 이에 대한 좋은 해결책이다. 업데이트에 대한 약속으로 유저를 기대하게 하고 게임에 묶어둔 뒤, 약속된 부분의 업데이트를 실시한다. 다만 이 로드맵 자체가 개발에 있어서 무리한 수준이라면 악순환을 더욱 강화시킨다. 유저의 기대감을 우선시 함이 필요하지만 개발자와의 대화를 통해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의 로드맵 제시가 필요하다. 2021 겨울 로아온에서 제시했던 로드맵은 약속 기한 막바지에 거의 다 지켜졌지만 중간중간 업데이트가 없어 유저들이 실망했다. 로스트아크의 업데이트가 달성 가능한 수준에서 밀린 방학 숙제 같지 않은 느낌을 준다면 더욱 많은 유저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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