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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간 수집가 Jun 06. 2024

물건으로부터의 자유, 미니멀 라이프

앞으로 평생 사지 않을 것



나의 꿈은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방에 책상만 하나 있는 풍경 속에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요가와 명상을 하는 것이다. 사사키의 후미오의 책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라는 책을 9년 전쯤 읽고, 나는 많은 것을 버렸다. 침대와 티비는 그때 버린 것 중 가장 잘 버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침대와 티비가 없어도, 아니 없는 덕분에 내 공간과 삶은 더 단순해지고, 풍요로워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또 나는 무언가를 사기 시작했다. 옷을 사고, 옷을 보관할 서랍장을 사고, 책을 사고, 책을 보관할 책장을 사고, 그림을 사고, 그림을 걸 액자를 사고, 끝이 없는 물건의 홍수. 


나는 2025년부터 직장에 휴직서를 제출하고, 살던 집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삶을 살아보려고 준비 중이다. 그리고 나의 짐들을 간소하게 정리하여 생존에 꼭 필요한 것들만 간추려 새로운 삶을 시작할 생각이다. 10분 안에 여행을 떠나고 20분 안에 가진 물건을 다 셀 수 있으며 30분 안에 집을 버릴 수 있는 궁극의 미니멀리스트 유튜버 미니멀 유목민님처럼 가방 하나 안에 나의 전재산을 모두 담아 떠날 자신은 없다. 그러나 최소한 내 차 안에 나의 전재산을 모두 담아 집을 버리고 새로운 곳으로 떠날 수 있는 미니멀리스트가 되는 것이 나의 장대한 목표다. 


그 목표를 향한 첫걸음으로 당근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식탁 겸 테이블 하나를 팔았다. 두 번째로 책을 비우고, 책장을 팔았다. 세 번째로 옷들과 그림 액자들을 팔았다. 옷은 너무 많아 당장 모두 정리하기에는 힘들어 오늘 우선 100벌을 버릴 생각이다. 그리고 100벌을 비우면 서랍장도 정리할 생각이다. 그리고 앞으로 나는 절대로 책장, 그림, 옷, 액자, 서랍장, 수납함 같은 물건들을 다시 사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래 규칙을 나만의 미니멀 라이프 신조에 추가하기로 한다. 


1. 물건들을 보관할 수납함을 사지 않는다.

->  수납함이 필요하다는 것은 필요 없는 물건들이 늘어났다는 이야기다. 수납함을 사는 것이 아니라 물건들을 정리해야 한다는 신호다. 수납함을 사는 순간 물건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돼있다. 


2. 책과 책장을 사지 않는다.

-> 책은 빌려보거나 전자책으로 본다. 꼭 읽고 싶은 책은 읽고 바로 중고책으로 되판다. 책장은 필요 없다. 책은 읽고, 내 삶에 실천한 후 버리면 자기 소임을 다한 것이다. 


3. 옷을 사지 않는다.

-> 나에게는 가장 고난이도 미션. 정말 잘 입는 옷 딱 10벌만, 남기는 것이 나의 궁극의 미니멀라이프 목표다. 2025년 새로운 삶을 실험할 때 이 미션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옷 10벌로 살아보자.


4. 미술전시를 보고 기념품이나 엽서, 그림을 사지 않는다. 

-> 나에게 최고의 그림은 지금 내 눈앞의 풍경, 내 눈앞의 사람이다. 




나에게 자유란 물건으로부터의 자유다. 소유를 버리고, 경험을 선택한다. 나를 옭아내는 물건들로부터 벗어나 텅 빈 공간, 아무것도 없는 무의 공간에 존재하기. 그것이 내가 꿈꾸는 미니멀 라이프다. 법정스님의 무소유 정신이 담긴 텅 빈 방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무한한 자유와 해방감이 가득하다. 그 무한한 자유를 내 삶의 신조로 삼아 훨훨 날아 삶을 모험하고 싶다. 언제든 짐을 꾸려 떠날 수 있는, 아니 아무것도 챙기지 않고도 바로 지금 있는 이곳을 떠날 수 있는 자유를 손에 넣기 위해 나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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