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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간 수집가 Feb 28. 2023

2월 소비 결산 일기

'당근'과 '오늘의 집'

2월에 쓴 것들

1. 앙드레 브라질 미술전시 포스터 구매 - 4만원

2. 부동산 공부 강의료 - 21만원

3. 과자 - 2600원

4. 다이소 액자, 보풀제거기 - 8천원

5. 대형폐기물 스티커 (캐리어 2개 버림) - 5천원

6. 당근에서  커튼, 커튼봉 구매 - 29000원

7. 다이소  세면대마개, 커튼 브라켓, 접착후크고리 - 8천원

8. 세탁기 거름망 - 7300원

9. 외식 - 128,500원


1. 앙드레 브라질 미술전시 포스터 구매 - 4만원

앙드레 브라질리에 특별전을 보고 왔다. 그림이 너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패브릭 포스터와 A3 사이즈 스터를 샀다. 물건을 사지 않기로 다짐하기 전의 일이었으니 이것은 용서하기로 한다. 그러나 앞으로 미술전시에서 포스터는 사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그때 산 그림은 지금 새로 이사한 집에서 아주 잘 쓰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이 그림들도 지난 집에서 액자에서 내려온 그림들처럼 감흥이 줄고 색이 바래면 마음에서 떠나갈 것이다. 죽을때까지 봐도봐도 좋을 그림이 아니라면 사지 않는다. 그림은 한장이면 족하다. 그리고 나에게 최고의 그림은 지금 내 눈 앞의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이다.


2. 부동산 공부 강의료 - 21만원

부동산 공부 강의료와 주식 유튜브 채널 맴버십은 앞으로의 경제적 자유를 위해 투자의 개념으로 지출한 것이다. 내가 못하는 것을 잘하는 전문가가 대신 가르쳐 주는 것에 이정도 가치를 지불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3. 과자 - 2600원

과자는 끊도록 하자. 밀가루와 우유, 계란을 끊기로 해놓고 이렇게 가끔식 욕망에 저버린다. 식품첨가물과 방부제 범벅에 몸에 해로운 것만 가득한 과자 대신 건강한 자연 식품을 간식으로 먹자. 나의 미래 목표 중 첫번째는 건강하게 사는 것이니까.


4. 다이소 액자, 보풀제거기 - 8천원

다이소 액자도 지금 현재 집에 있는 것만 거의 10개 가까이 되는 거 같다. 심지어 4절 액자도 인터넷으로 샀었다. 결국 당근에 내놓았다. 이제 액자는 평생 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나에게 최고의 그림은 내 눈으로 담는 살아있는 자연이다. 보풀제거기는 잘 산거 같다. 사회생활을 하는 한은 이런 것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5. 대형폐기물 스티커 (캐리어 2개 버림) - 5천원

캐리어 2개 버리는데 무려 5천원이 들었다. 앞으로 물건을 살 때는 이 물건이 쓸모를 다해 폐기할 때까지를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생각하자. 절대로 그냥 막 사지 말자. 생각없이 산 물건은 생각없이 버리고 생각없이 돈을 쓰게 한다. 돈은 나의 소중한 시간을 갈아넣은 소중한 자원이므로 물건을 살 떄는 정말정말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사지 않는다. 최소한 그 물건 없이 한달 이상 살아본다. 아마 대부분의 물건은 없어도 사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래도 필요하다 싶은 것은 당근에서 중고를 구하거나 다른 물건으로 대체한다. 새로운 물건을 삼으로써 자원낭비, 환경파괴하는 대신 누군가 쓸모를 다해 내놓은 중고를 사용하자.


6. 당근 커튼 2개 , 커튼봉 2개 구매 - 29000원

집의 환경은 의식주의 하나로서 생존에 직결되는 것이다. 물론 식비만큼 생존에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깨끗하고 안정된 주거 환경은 건강한 정신상태를 만들어 삶의 질을 높여주고, 건강한 삶을 살게 해준다. 물건을 사지 않기로 해놓고 바로 이렇게 커튼을 산 것은 안정된 주거환경을 만들어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함이었다는 것은 너무 거창한 변명일까.

그러나 칭찬하고 싶은 것은 새제품을 생각없이 바로 사지 않고, 당근에서 중고를 구매하여 자원의 낭비를 막았다는 것. 그리고 지금 가지고 있는 커튼을 최대한 활용하고 커튼이 새로 필요한 곳만 구매하였다는 것. 예전같으면 가지고 있는 커튼 중 자취를 시작할 때 그냥 싼 맛에 산 것들은 버리고 세련되고 좋은 것을 무조건 샀겠지만 나는 이제 생각없는 소비에 돈을 쓰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그냥 그대로 쓰기로 했다. 물론 촌스럽고 싼티 나지만 암막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며 새 집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나의 커튼. 고맙다. 평생 함께 하자.


7. 다이소  세면대마개, 커튼 브라켓, 접착후크고리 - 8천원

이사로 인한 필수재 소비


8. 세탁기 거름망 - 7300원

새로 이사한 집의 빌트인 세탁기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거름망에 먼지들이 가득차서 딱딱하게 굳어 화석이 되어버린 단계. 거름망의 먼지 구덩이가 어찌나 단단하게 굳어버렸는지 아예 분리가 안되는 수준이었다. 락스에 하루종일 불려봤지만 해결되지 않아 결국 거름망을 새로 구입했다.

세탁 분해 청소 서비스를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결국 셀프로 세탁조 청소 가루를 이용해 10번 넘게 세탁기 청소를 했다. 여러분. 꼭 세탁 후에는 거름망을 세척하세요. 그러면 세탁기를 깨끗하게 오래오래 사용할 수 있답니다!


9. 외식 - 128,500원

외식을 줄이고 건강한 집밥을 먹자!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면서 이것저것 새로 사고 싶은 것들이 생겨 마음을 어지럽혔다. 바닥에 이불을 깔고 지냈는데 침대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가, 방이 좁으니 조금 더 작은 이케아 정사각형 테이블을 살까 고민했다가, 옷방의 창문에 예쁜 레이스 커튼을 사서 달고 싶은 유혹에 시달렸다가... 무언가를 사는 것에 길들여진 마음은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이것저것을 탐했다. 오늘의 집 앱을 깔아 인스타감성의 아기자기 예쁜 집들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커튼 구매 버튼을 누르기 직전에야 정신이 들어 당장 앱을 지워버렸다.

"정신차리자. 나는 앞으로 물건을 사지 않기로 했어. 진정한 미니멀라이프를 살기로 결심한지 얼마나 됐다고 이러냐."

생각보다 나의 무의식에 자리잡은 소비 지향 DNA의 뿌리가 넓고 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 뿌리도 언젠가는 뽑아야 할 것이다. 뿌리를 깨끗이 뽑아내고, 말끔해진 자리에 소비가 아닌 진짜 삶의 뿌리를 단단히 내려야 할 것이다. 지금 눈 앞에 있는 자연과 사람, 풍경과 삶을 사는 것이 소비중독의 뿌리를 뽑아내는 방법이다.

무언가를 사는 행위는 가장 쉽고 간단하다. 생각없이 그냥 할 수 있다. 돈만 있으면.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방법들에 대한 고민 없이 그냥 돈으로 소비하는 행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버리다보면 나는 결국 소비만 존재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만드는 사람, 방법을 창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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