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걷기 수업> 알베르트 키츨러 지음
이런 의미에서 멀리까지 걸어 떠나는 일은 변화의 사건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걷는 가운데 집, 고향, 지금까지의 삶, 익숙한 사람들과의 일상적 관계로부터 돌아선다. 이와 동시에 다른 어떤 것을 향한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생각, 새로운 습관, 새로운 삶으로. 더 정확히는, 이미 우리 안에 있었으나 영혼 깊숙이 그늘진 곳에 숨겨져 있던 그런 삶으로, 바로 자기 자신에게로 말이다. 사색과 명상을 동반하는 걷기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충만함으로 채우고, 이질적이고 부담을 주는 것을 떨쳐버리게 하며, 우리 안의 본질적인 것들을 하나로 묶는다. 걷기는 몸과 마음, 영혼을 강화하고, 이 모두를 온전한 개성으로 빚어낸다. 그리하여 우리는 보다 오롯한 존재로 거듭난다.
- <철학자의 걷기 수업> 알베르트 키츨러
진정한 자기 자신을 만나고 싶다면 걸으면 된다. 이미 우리 안에 있었으나 영혼 깊숙이 그늘진 곳에 숨겨져 있던 자기 자신을 걷는 동안 만날 수 있다. 나는 걸으면서 나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에 대하여 발견할 수 있었다. 아무리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 없었던 그것.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 내 영혼이 바라는 것. 내가 태어난 이유. 그것들을 걸으면서 비로소 발견할 수 있었다. 걷기는 필연적으로 자기 자신의 본질적인 부분, 영혼의 깊숙한 핵심으로 떠나는 여행이기 때문이다.
걸으면 사색이 저절로 이루어진다. 처음에는 물론 일상적인 생활의 잡념과 헛된 망상들이 수시로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더 걸으면 그리고 더 사색에 깊이 빠지면 그러한 잡념과 망상들은 사그러지고 나에게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질문과 사색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나는 왜 걷는가. 나는 왜 태어났는가. 나에게 주어진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나는 언제 행복한가. 나는 이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나의 영혼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리고 걷고 또 걷다보면 자연스럽게 내 안에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떠오르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놀라운 일이다. 아무리 애를 쓰고, 노력해도 찾아지지 않던 그 질문에 대한 답들이 자연스럽게 걷기의 리듬 속에서 떠오른다. 그렇게 걷기는 우리의 몸과 마음, 영혼을 강화하고, 우리는 보다 오롯한 존재로 거듭나게 된다.
더 깊게 자기 자신을 만나고 싶다면 2가지를 더 추천하고 싶다.
첫번째는 맨발로 걷는 것이다.
맨발로 걸으면 나를 감싸고 있던 사회적 가면과 관습을 벗어던지고 원시적인 나를 자연 속에 풀어해치고 더 깊게 걸을 수 있다. 자유롭게 걷는다는 느낌을 강렬하게 체험할수 있다. 자연과 깊이 교감하며 걷다보면 내 안에 있는 무언가 알 수 없는 본연적인 영혼의 기쁨이 솟아난다. 나도 모르던 내 영혼의 천연적인 기쁨. 그 기쁨을 느끼며 걸을 수 있다. 그리고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다.
두번째는 수첩과 볼펜을 들고 걷는 것이다.
그렇게 자연과 교감하며 자연의 기운을 듬뿍 받으며 걷다보면 나도 모르게 이런저런 아이디어들이 퐁퐁퐁 샘솟는다. 걷지 않으면 떠오르지 않았을 기발한 생각들이다. 그 생각들은 내 영혼과 잠재의식, 그리고 우주가 나에게 송신한 소중한 생각들이니 일단 받아적어두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얻은 아이디어를 잘 다듬고 예쁘게 닦아 글을 쓰고, 내 삶에 실행한다. 그렇게 하면 내 삶은 보석처럼 반짝거리고, 나의 에너지는 하늘을 날듯 기쁨으로 가득차는 선순환을 경험하게 된다. 걸으면 반드시 행복해지고, 적으면 반드시 삶이 좋은 변화로 가득차게 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맨발로 수첩을 들고 걷는다. 나의 영혼을 만나기 위해서. 그 영혼의 속삭임을 듣기 위해서. 나와 교감하고 사귀며 만나기 위해서. 걷기는 나의 영혼과 만나 우주의 신호를 수신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