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일주일 살기 시작-최고의 숙소를 찾았다!
나는 지금 공짜로 단양이란 곳에 일주일 살기 여행중이다. 이 일주일 여행이 공짜인 이유는 지자체 지원에 응모하여 선발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자체 지원 사업이라하여 각 도시별로 일주일 살이 또는 한달살이 여행비를 지원하는 제도가 있다. 나는 작년에 함양과 영암이라는 곳도 이 지원사업을 통해 거의 공짜로 일주일 살이 여행을 다녀왔다.
이 사업이 아니었다면 가보지 못했을 도시인 함양과 영암은 실제로 가봤더니 너무나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었다. 사실 나는 이 두도시의 이름 자체를 알지 못했었다. 경기도에 살다보면 아랫쪽 지방에 어떤 마을과 도시가 있는지 무식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함양과 영암은 너무나 아름답고 훌륭한 도시였고, 살아도 좋을 만큼 깨끗하고 예쁜 곳이었다.
작년에 이어 올 여름에는 단양과 밀양이 선정되었다. 공교롭게도 두 도시 모두 양이 들어가는 신기한 우연.
아름다운 자연에서 걷고 숲길을 트레킹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그런 포인트들이 있는 곳들을 찾아 여행계획을 세우고 1~2달 전부터 미리 숙소를 폭풍검색해 예약을 마쳤더랬다. 작년에 일주일 살이를 해보니 장기 여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숙소였다. 어떤 숙소에 머무느냐에 따라 그 여행의 인상과 분위기가 결정된다. 함양은 시내에 있는 호텔에 머물렀는데 주위에 밤늦게까지 하는 식당이나 술집 등이 있어서 환경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래도 내 취향의 호텔이 아니다보니 무언가 여행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숙소에 들어와도 완전히 릴랙스 되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숙소는 정말 공을 들여 검색을 했다.
단양과 밀양의 숙소들은 대부분 지금이 성수기이다. 그래서 가격이 비싸고 가족단위로 머무르는 펜션이 많았다. 가격이 저렴하면 내가 원하는 장소나 컨디션의 숙소가 아닌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찾고 찾아 결정한 곳은 도담게스트하우스 1인실. 처음에는 사진을 보고 조금 망설여졌다. 방의 크기가 너무 작은 건가, 좀 답답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위치가 시내가 아닌 매우 외진 곳에 있어서 근처에 마땅한 식당이나 편의점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나의 걱정은 완전히 기우였다. 크기는 작지만 있을 것은 다 있고, 컴팩트한 크기라 오히려 편리하다. 무엇보다 가장 휼륭한 것은 청결. 지금까지 묵어보았던 숙소 중 가장 깨끗한 숙소라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깨끗하다. 얼마나 깨끗한지 닦아도 먼지 하나가 나오지 않는다. 화장실은 뽀송뽀송하고, 이불도 하야고 바스락거린다. 수압이 너무 쎄서 샤워하고 났더니 오늘 하루 돌아다닌 피곤이 완전히 씻겨내려가는 기분이다. 무엇보다 너무 조용하고 창밖 뷰가 이쁘다. 단양의 아름다운 산수를 마주하는 창밖의 풍경은 지금까지 묵었던 게스트하우스 중 가장 훌륭하다.
가격도 싼데 심지어 조식까지 준다. 아, 여기서 일주일 살이가 아니라 한달살이 하고 싶을 정도다. 오늘 걸었던 제천의 자드락길의 아름다움이 숙소 덕분에 아름답게 마무리되었다. 숙소내에서 취식을 할 수 없는 점은 아쉽지만 오히려 오롯이 글쓰기와 여행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 주변의 번잡한 식당가나 번화가가 없어서 정말 먼 곳으로 유배를 온 기분이라고 할까. 나는 유배지에서 오로지 쓰고 걷고 여행에 집중할 생각이다. 좋은 숙소를 찾아서 감사한 첫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