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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세상사가 알수가 없다.

월급 200만원을 아끼고 아꼈다. 

어떤 달은 생활비가 없어서 장을 안보고 냉장고 파먹기를 했다. 

또 어떤 달은 친구들을 만나는 것을 미루기도 했다.

그리고 소원해진 친구의 결혼식은 안간 달도 있었다. 


아직 신혼이라 고정생활비에 대한 변동성이 있었고 

이를 조절하기 위해서 생활비를 고정으로 하고 거기에 내 몸을 맞추는 수밖에 없었다.


사실 어릴때 부족하지 않게 자란탓에 장을 못본다는 건 상상을 해보지 못했지만 

이제는 내가 부모님과 사는 것이 아니고 내 살림을 일구고 살아야 하는 입장에서 

내가 생활패턴을 바꾸는 수밖에 없었다. 


원래도 나는 과소비를 하거나 치장하는데  돈을 쓰는 타입은 아니라 

이럭저럭 이런 과정을 잘 견뎌나가긴 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이런 저런 억울한 마음도 들고 

가난한 남자랑 결혼한다는 것이 이런 생활을 가져다 주리라고는 생각도 못한 부분이였다. 


그래도 워낙에 알뜰한 성격이고 허튼데 돈을 안쓰는 편이라 

알토란같이 적금도 하고 저축도 하고, 늘 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나 아이들을 키워야 하는 입장에서 아파트에도 관심이 많고 

경제 공부를 좋아했다. 부동산도 주식도 늘 관심을 갖고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면서 경제공부 안하고 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재미있고 좋아하는 공부라 힘들고 고달퍼도 

좀더 나은 생활을 꿈꾸며 견뎌냈던 것 같다. 


부동산 값이 빠르게 올라가는 시기에 이사를 계획하던 터라 

집을 하루에 10군데도 더 보러다니기도 했다.

작은 아이를 앞에 안고 큰놈 손을 잡고 부동산 앞에 죽치고 앉아있기도 했다. 


혼자 이렇게 고군분투하는 것이 어찌나 힘겨웠는지 

남편이 참 원망스러웠다. 


저녁 늦게만 집을 볼 수 있다는 말에 

밤 늦은 시간에 아파트 집을 보러가야 하는데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었다. 


자는 애를 아기띠에 메고 큰놈은 깨워서 달래서 

끌다시피 집을 보러 다닌 날이었다. 


늘 바쁜 신랑, 일밖에 모르는 신랑 덕분에 늦은 시간 

아이 둘을 데리고 집을 보러 가는 데 참.... 서러웠다. 

그냥 그날의 추억이 너무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적어본다.


사람들은 누구나 보고 싶은 것만 본다. 

그들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관심이 없다. 

누군가의 결과물 안에는 나름의 스토리들이 있다. 

그렇게 애쓴 하루 하루가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그냥 많이 속상하다. 


경험만랩... 경험치 레벨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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