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낭독 봉사자이다.
내가 하고 있는 낭독 봉사란
시각 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을 녹음하는 것이다.
전부터 목소리 기부에 관심이 있었고,
2020년 좋은 기회로 낭독 봉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낭독 봉사자로 선정됨과 동시에
전 세계를 공포로 뒤덮은 코로나19의 창궐로 인하여
한동안 활동을 할 수 없었다.
2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 백신이 보급되면서
지난해 말 낭독 봉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최근 평소 읽고 싶었던 정유정 작가님의 『28』을 배정받았고,
다음 낭독 시간이 기대될 정도로 기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그리고 문득 낭독 봉사에 대해 소개를 하고 싶어 브런치를 켰다.
목소리 기부는 말 그대로 목소리를 기부하는 활동이며,
목소리를 뜻하는 보이스(Voice)와 기부를 뜻하는 도네이션(Donation)의 합성어인
보네이션(Vonation)이라고도 부른다.
목소리를 기부하는 방식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유명 연예인들이 문화재를 소개하는 오디오 가이드에 목소리를 기부하기도 하고,
좋은 취지의 다큐멘터리에 목소리로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낭독 봉사이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낭독 봉사는
책을 읽는 활동에 목소리를 기부하는 것이다.
낭독 봉사는 많은 경우에 시각 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을 제작한다.
일부 사람들은 '시각 장애인은 점자 도서를 이용하면 되지'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보다는 귀로 듣는 책에 대한 수요가 더 많다.
시각 장애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장애가 그렇듯,
선천적인 요인보다는 후천적인 요인으로 장애를 얻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점자를 새롭게 배우는 것보다는
오디오북을 듣는 것이 아무래도 편하다고 한다.
그 외에도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을 위해 오디오북을 제작, 기부하는 곳도 있다.
특히 시골의 다문화 가정의 경우 어머니 쪽이 외국인인 경우가 많은데,
이때 자녀가 올바른 한국어를 배우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에 아이들이 올바른 국어를 익힐 수 있도록 표준어로 제작된 오디오 동화책을 기부한다.
내가 처음 참여한 낭독 복사도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 녹음이었다.
최근에는 '윌라(Welaaa)'나 '밀리의 서재' 등과 같은 서비스로 오디오북이 많이 제작되고 있다.
특히, 소설의 경우 단순하게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배경음악을 삽입하거나 인물의 대사를 연기하는 등 제작 품질이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이책이 출판되는 양에 비교하면 오디오북의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베스트셀러는 오디오북으로 많이 제작되는 추세이나,
학습지나 잡지 등 독자층이 좁은 도서에 대한 오디오북 제작은 여전히 미흡하다.
그리고 오디오북의 공급이 늘어난 이유가 시각 장애인의 수요가 아닌,
일반인들이 보다 쉽고 편하게 책을 읽기 위함임을 생각해보았을 때는
아직까지 우리의 많은 관심이 필요한 영역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