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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쁘라 Jul 08. 2024

말일 뿐이지만

말을 말로만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에게 

 신용카드 유효기간이 만료될 쯤이면 항상 카드 재발급 신청에 대한 문자를 받게 된다. 재발급 시 카드를 받게 되는 주소는 자택을 선호했었는데 그때마다 내가 집에 없는 사정이 생겨 배달해 주시는 분을 번거롭게 해 드린 적이 있다. 그래도 항상 본인 확인을 우선으로 카드 전달에 실수 없이 하려는 모습이 감사하게 생각되었다. 

 이번엔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나에게 적합한 카드를 발급받고 싶어 여기저기 혜택을 찾아보며 카드를 신청했다. 그리고 자택 주소가 아닌 직장 주소로 받겠다고 했다. 금요일에 신청했으니 그다음 주쯤 오겠거니 생각했는데 바로 월요일 오전, 카드가 발급되었으니 5일 내에 도착할 것이라 문자를 받았다. 이렇게 빨리 진행될 줄 모르고 월요일 오후 조퇴를 했다. 찾아오시는 분께 또다시 오는 번거로움을 덜어드리고자 직장 주소로 발급을 원한 것인데 5일 내에 배달되겠다는 카드가 하필이면 월요일 오후 배달 예정이라는 문자를 받은 것이다. 

 지금 직장에 없으니 다른 날 배송해 달라고 부탁하는 전화를 했다. 다른 날 천천히 전달해 주셔도 된다. 이렇게 말했는데 전화받으시는 분이 대뜸 00 초등학교 선생님 아니시냐며 "선생님~ 제가 안 괜찮거든요"라고 말했다.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카드 전달하러 또 오시는 게 번거로워 그러신가 보다 생각했다. 그러더니 이번엔 "교무실에 맡겨둘게요."라고 말씀하셨다. 불친절한 말투도 당황스러웠지만 본인이 아니면 전달하지 않던 카드가 왜 갑자기 교무실행이 됐는지 의문이었다. 그러더니 "1층이 교무실이죠?"라고 물어보시길래 "아니요, 1층은 행정실이고 교무실은 2층에 있어요."라고 대답했더니, 약간의 탄식 소리와 함께 정말 귀찮다는 듯이 대답하는 태도가 너무 불쾌했다. 

 주변에 다른 사람들도 있고 해서 나도 좋게 대답하고 통화를 끊었지만 이분의 태도와 말투 때문에 나의 기분이 망가졌다. 그냥 교무실에 맡겨둬도 될까요?라고 말씀하셨으면 이렇게까지 기분이 안 좋진 않았을 텐데, 말은 힘이 있고 그 말의 분위기나 뉘앙스는 단순한 말일 것 같지만 듣는 사람에게 모두 전달된다. 본인이 귀찮고 힘든 상황이더라도 너 듣고 기분 나빠봐라 하는 식의 태도는 갖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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