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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gyun Jeong Jul 02. 2019

요코하마 국제 항만터미널_일본 요코하마

여섯 번째 장소

 도쿄 여행을 하던 중 약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요코하마시(市)에 다녀온 이유는 단순했다. 이렇게 특이하게 디자인한 여객선 터미널은 실제로 보면 어떤 느낌이 나고 공간은 무얼 말하고 있을까.

 

 FOA(Foreign Office Architects)의 건축가 중 한 명인 자에라 폴로가 디자인 한 요코하마 국제 항만터미널은 순환하는 다이어그램이란 개념을 적용하여 여객터미널에 복합적인 기능들을 수용하는 가변적인 공간으로 만들었다. 여러 가지 판들이 겹쳐지고 연속됨으로써 공간이 계속 나아가고 있는 느낌이 들게 한다. 내가 서 있는 곳이 바닥인지 지붕인지 헷갈리는데 이는 의도적으로 건축가가 연출한 것이다. 외부 공간과 내부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순환하는 부두(no return pier)’의 개념을 적용하여 건물은 여러 방향으로 다양화된 선택적 통로와 갈림길을 만들게 된다.

 

내가 서 있는 곳이 바닥인지 지붕인지 구별이 잘 되지 않는다. 공간을 이루는 벽도 같은 재료를 사용하여 공간은 흘러가고 있다.

 

 각각의 갈림길들을 따라 나타나는 이벤트들은 건물을 순환하는 과정에서 긴장감이 극대화된다. 건물은 도시의 지면까지 연속되고, 각각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판들은 내부에서 외부로 이어져 둘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이러한 점은 여러 가지 기능들을 명확하게 구별하지 않고자 하는 의도로 프로그램을 해석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프로그램의 판들은 다양한 형태로 접히고(fold) 유동(flux)하면서 랜드스케이프를 만들어 보여준다.


공간은 좌우대칭을 이루는 듯 하면서도 조금씩 비틀어져 있다. 곡선의 형태를 직선의 재료를 가지고 표현하려는 모습이 느껴진다.

 

 자에라 폴로는 “지면 위에서 갈라지는 모든 분기점과 평면상의 모든 선들을 연관시킴으로써 2차원적이었던 다이어그램을 프로그램의 요구사항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3차원 지형으로 변형”시켜 건물을 구성하고자 하였다. 각각의 판들이 이루는 바닥면들은 주변 공원의 연장선으로 활용되고 건물의 내부와 외부를 침투하여 건축과 도시공간을 통합하는 건축적 랜드스케이프(architectural landscape) 영역을 제시한다.

 



 랜드스케이프 건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 세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굴곡(inflection)과 벡터(vector), 그리고 틀(frame)이다. 이 세 가지는 대지와 건물을 통합하여 설계하는 데 실제적인 역할을 한다. 랜드스케이프 건축이 갖는 특징으로는 건물이 연속된 표면으로 접힌다는 것이다. 대지와 건물의 내부와 외부, 건물의 각각의 층들을 구분할 수 없다. 대신 그런 구분은 사라지고 연속된 표면으로 통합되어 건축 공간은 볼륨과 볼륨 사이에 나타나는 게 아니라, 접힌 표면들 사이로 발생하게 된다. 랜드스케이프 건축은 자연과 건물, 외부와 내부 사이의 구분을 없애는 작업을 통해 서로 맞물리는 틀을 제공한다. 뫼비우스의 띠와 같이 연속적인 공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시선의 교환을 하거나, 자연 속의 집, 집 속의 자연이라는 서로 다른 두 가지의 모습을 동시에 형성하는 것처럼. 건축과 도시, 자연이 서로 나눠지지 않고 연속된 표면으로 통합된다는 랜드스케이프 건축. 랜드스케이프 건축은 자연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꿔 놓았다.



참고 문헌 : 길성호, 현대건축의 재발견 Vol.1, 시공문화사_2013, p181~183

                 정인하, 현대건축과 비표상, 아카넷_2006, p103~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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