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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개발 워크숍 퍼실리테이션의 세계

Empathy Map

조직개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 고객사 피플팀에서 조직개발 워크숍 신청을 받아서 우리 회사로 신청서를 넘겨주면 워크숍을 퍼실리테이션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해당 조직과 센싱 작업을 한 뒤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퍼실리테이션을 제공하는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작년 파일럿을 거쳐서 올해 매월 10-20건의 워크숍을 수행하는데, 한 회사이지만, 부서마다 상황은 천차만별이다.


지난번 워크숍에서 만난 연구소 산하 한 조직은 정말 눈에 띌 정도로 매력적인 조직이었다. 건강한 조직의 참석자들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도 남다른 반응을 보인다. 워크숍 룸에 들어서면서 퍼실리테이션 팀과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나누고, 활동 하나하나에 몰입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테이블 위에 놓여진 작은 네임펜에도 감동하며 마음속에 일어나는 것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센싱 미팅에서 이런 건강함이 관측이 되었기에 상대적으로 아쉽다고 판단된 상하간의 이해와 공감에 촛점을 맞춘 프로그램으로, 주니어와 시니어, 그리고 리더십 그룹 간의 서로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공감을 목적으로한 워크숍이 디자인되었다.


 메인으로 사용한 도구는 서로의 어려움과 성취감의 근간인 Pains & Gains를 추측하고 공감하고 설명하는 Empathy Map이다. 다른 그룹의 Pains & Gains가 무엇일지 추측해서 의견을 제시하고나면, 당사자들이 검토하면서 오해하는 것이 있으면 정해서 설명하는것이다. 그 과정에서 서로 상대방이 나의 pain points를 알아주었다는 것에서 오는 감사, 서로의 오해를 푸는 과정에서 오는 Aha Moments가 마술처럼 펼쳐지는 활동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공감 툴은 공감도가 현저하게 낮은 조직에는 사용하지 못한다. 서로 진정어린 공감과 이해를 하려는 태도가 없으면, 오히려 서로의 마음에 상처만 주기 때문이다.


Lifeline으로 각자 인생 일대기를 공유하고, Categorizing game으로 서로의 다양한 관심사를 알고,

Empathy Map으로 공감 온도를 높인 프로그램 순으로 진행되었는데, 퍼실리테이터로서는 사용하고 싶은 도구를 맘껏 써본 드문 워크숍이었다. 마치 의료진이 환자에게 효과좋은 최신 약제를 부작용 걱정없이 처방한 느낌이랄까?


같은 도구라 하더라도 조직의 상황에 따라서는 오히려 독이 될수도 있음으로,퍼실리테이션 도구 이전에 해당 조직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먼저라는 것은 외부 OD 퍼실리테이터에게는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제약이 된다. 특히 보안관리가 유난히 엄격한 고객사의 경우, 대상 조직의 일과 사람을 파악하는 것이 제한적일수 밖에 없는데, 조선시대 귀한 궁궐 여인들의 맥 조차도 마음대로 짚지 못하고 병을 고쳐야했던 어의의 모습이 겹쳐져 떠오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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