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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i Dec 12. 2019

자료를 보내주세요.

지방지 수습기자 일지 

기사가 나가기 위해선 수많은 작업이 이루어진다. 우선 첫 번째 기사 아이템 발제. 도대체 왜 이걸 적으며 어떻게 적을 거며 과연 독자들에게 필요할 정보인가 등의 내용이 담겨 있어야 한다. 우리 회사의 경우 기사 보고를 할 때 이미 어느 정도 취재가 이루어지고 난 후에 보고를 해야 하는 게 우선이다. 


수습기자인 나는 우선 선배들과 함께하는 취재를 주로 많이 하는 편이다. (물론 한 번씩 개별적으로 발제를 하고 개인적으로 취재를 하기도 한다.) 취재를 하게 되면 가장 필요한 것이 각 구나 시에서 가지고 있는 자료이다. 자료를 통해 통계수치를 확인 후 문제점을 발견하고 기사의 주제를 잡아야 하기 때문인데,


자료 모으는 과정이 생각보다 힘들다. 우선 홍보팀으로 연락을 해 필요한 자료를 요청한다. 이후 해당 자료가 제대로 들어오면 다행이지만 그럴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면 다시 한번 더 홍보팀으로 전화를 해 자료가 언제쯤 들어오는지 묻는데, 거의 대부분이 곧 메일로 넣을게요 라고 답을 한다. 그렇게라도 자료가 오면 다행인데,


가장 큰 문제는 해당 자료 담당자가 자리에 없거나 연차를 사용했을 경우이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각 부서 별로 행사도 많아지고 개인적으로 휴가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제때 자료가 들어 올리는 거의 없다. 선배 한태 보고해야 되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혼자 애가 타는 데, 나중에는 담당자 직통 번호를 가르쳐 달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렇게라도 해서 자료를 받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에 자료를 받을 땐 늘 신경이 많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오죽하면 앉아서 자료를 받는 것보다 길에 나가서 취재하는 게 편안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지경이다. 나 같은 경우 보통 친구들과 전화 통화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지만, 최근 전화 통화에 질렸다고나 할까.


자료를 모으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다. 또 우리가 원하는 자료와 시나 구에서 가지고 있는 자료가 다를 경우도 많고 없는 경우도 많이 때문에 더더욱 어렵다. 최근 4개 구에 자료를 요청해야 됐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많이 전화를 건 부서가 있었는 데, 그럴 때마다 주무관님 계속 연락드려서 죄송합니다 라고 하면 아닙니다 기자님이라는 말을 해주셨다. 힘든 와중에 큰 위로가 됐는데, 너무 열심히 도와주셔서 감사했다. 


그렇게 꼬박 3일을 거쳐 자료를 모으고 선배 한태 넘기고 취재까지 했다. 아직 기사가 나가지 않았지만, 조만간 그 기사가 나오면 머랄까 괜히 뭉클할 것만 같다.



*상단 이미지 출처: 구글(google) '자료'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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