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이다. 본인이 살고 있는 시내버스는 타 지역보다 일찍 끊긴다. 본인 역시 뚜벅이로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곤 하는데, 기자가 되기 전부터 불편하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중심에서 집에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선 10시 30분이면 긴급하게 이동을 해야 한다.(본인의 집은 나름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늘 버스와 관련해 기사를 적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긴 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떨어진 캡의 지시. "막차가 타 지역보다 일찍 끊기다던데 취재 한 번 해봐라"
옳다구나 좋다구나 싶어 취재를 시작했다.
일주일 동안 직접 막차도 타보고 중심으로 가 몇 시에 버스가 끊기는지 체크도 하고 수 십 번의 수정후 기사가 완료됐다. (캡이 잘 지시해주시고 봐주셨다 ㅠㅠ 정말 엄청난 감사함을 느꼈다) 기사를 마감할 때쯤, 캡께서 사회부 탑으로 올리자고 하셔서 당연히 사회면에 들어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동기에게서 들려오는 소식. 1면 탑으로 내 기사가 올라왔다는 것이다.
어? 왜죠? 엄청 당황했지만, 기분이 좋은 건 어쩔 수 없었다.
다음 날 최종 확인 한 나의 기사. 기분이 좋았다. 캡이 잘했다고 축하도 해주시고(캡 덕분이라는 생각을 축하인사받을 때마다 했다지.) 주변 사람들에게도 축하를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항의 전화'였다.
선배들 한태 익히 들어 알고 있는 항의 전화. 그래서 다음날 바로 항의 전화에 대응하기 위해 출입처 기자실에서 대기를 타고 있었다. 그러나 연락은 오지 않았고 한편으론 아쉽기도 했다. 다음날 취재거리를 찾으러 나가는 길에 걸려온 담당부서의 전화.
"기자님 기사 봤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시작된 부서의 불만들. 왜 그렇게 제목을 자극적으로 뽑았나, 왜 하필 지금 기사를 내야 하셨냐 등등 부서 담당분께서 불만을 쏟아내셨고 나 또한 아니 사실이지 않냐, 준공영제라는 것이 시민들 편의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 제목은 내 담당이 아니다 등등의 몇 번의 언쟁 끝에 나름 좋게(?)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 난 후 바로 캡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다. "앞으로 항의 전화 오면 바로 나한태로 전화해라고 말해"라는 캡의 든든한 말을 들을 수도 있었다.
이후 주변분들에게 항의 전화를 받았다고 알리니. 제대로 기사를 적은 것이라고 괜찮다고들 많이 다독여 주셨다. 그렇게 또 한 번 기자라는 직업은 정말 쉽지만은 않는구나를 느낀 취재였다. 새해부턴 더 많은 현장을 고발하는 기사를 적고 관련한 항의 전화(?)를 받아보고 싶은 게 나의 목표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이 2020년엔 원하는 일들 다 이루어지시고 복 많이 받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