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도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 암호화폐
"There's always a steep dip, wait for it to scoop"
오랜만의 급락이다. 오른만큼 떨어질 수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크립토 판이자, 급등할 때 잔치하고, 급락할 때 우는 군중들을 구경할 수 있는 재밌는 구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크립토가 결국 달러에 구속되어 있음을 재차 확인할 수 있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정말 한 치도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다.
"Fuck'n son of a Dollar"
지정학적으로 현 화폐게임을 지켜보면 달러 지배권에 들어가는 곳이 있고, 들어가지 않는 곳이 있다. 중국, 러시아, 몽골 쪽.. 즉 US와 맞다이 뜬 소련의 냄새가 나는 곳을 가면 애초에 공항 안내원부터 영어 쓰는 자를 찾기가 드물고, 그 누구도 흔히 지갑에 달러를 들고 다니거나 거래하지 않으며 달러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결국 달러, 달러 거리는 곳은 지금의 USA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US 입지가 큰 지역의 사람들만 달러 달러 거리고 있다는 것. 이때 [Soviet vs US] 프레임을 초월하여 유럽확장전쟁 (누구는 World War라 부르지만, 너무 Euro-Centric, White-Supremacist, Colonial/Imperial 냄새가 씨게 나는 Bias라 개인적으로 쓰지 않는)의 스코프에 들어가지 않는 지역은 달러니 루블이니, 영어니, 류스키니.. 등이 무색할 것이다.
크립토에 관심을 가진 것은, 반도의 원화가 뼛속까지 친달러의 성향을 띄고 있고 "친"을 넘어서, 달러가 재채기를 하면 폐렴에 걸리는 모습이 심히 불편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달러" 프레임/지배권을 벗어나 자주적 Stance를 확보하여 또 다른 개념의 무엇을 확립하겠다고 으름장을 내놓는 비트코인 백서가 아주 흥미롭게 다가왔고, 그 백서에 영감을 받아 서울 한복판에서 새로이 국가를 세우겠다는 작자들을 만났을 때 아주 큰 기대감을 가졌던 것 같다.
물론 후자 같은 경우는 이미 물거품 된 지 오래고, 전자는 최근 US Federate Bank가 던진 몇 마디에 값이 출렁하는 모습, NASDAQ 지수를 따라가는 모습을 보니 벌써 달러의 개가 된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보지 않을 수가 없다. 뭐 처음부터 코인 값이 "달러"를 기반으로 상승/하락 책정되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시작부터 달러 손바닥에 있네..'라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이제 US GOV 에서 크립토 내 통용되는 Dollar 페깅 스테이블 코인을 규제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미 정부가 달러 페깅을 허용하지 않으면 크립토는 설 곳이 없음을 보았을 때 크립토는 역시나 말만 많고, 겉만 번지르르한 또 다른 달러 지배권 내의 흔한 "자산"의 한 종류라는 것에 더더욱 확신이 가게 된다. 물론 달러 페깅이 아니라 금이나 다른 페깅으로 Fork 하면 또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겠다, 하지만 과연 뼛속까지 친유럽/친미/친자본/친영어 크립토 커뮤니티가 그럴 수 있을까? 애초에 현재 디스코드, 텔레그램, 크립토 그래머 모두 English-friendly, Anglo European-friendly 한데 말이지.
아니다 다를까, 암호화폐가 넥스트 화폐고 새로운 것을 세우니 마니했던 Bankless 마저 최근 아티클 등에서 이미 암호화폐는 미국 Fed rate와 경기/시장지표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는 것을 시의하고 있으며 크립토는 기존의 주식보다 조금 더 "Risky"한 자산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The next thing, the next thing 거렸지만, 결국.. 화폐론, 지정학적 관점에 있어서 그 한계점이 명확히 드러나는 모습. Getting boring already..
화폐는 문명게임의 산물이요, 결국 전쟁력.. 즉 '무력'을 기반으로 한다. 그럼에 총과 칼이 없으면 화폐도 없다. 무력이 없는 화폐는 종이 쪼가리이며 결국 소멸하거나 다른 무력에 기생할 수밖에 없음을 크립토의 행보를 통해 다시금 확인한다. 돈을 벌고 싶을 때, 그 돈이라는 것 중에서 특히 "화폐"라는 걸 벌고 싶을 때는.. 결국 이 화폐의 본질이 무엇인지.. 누가 만든 Bias인지, 누가 깔아놓은 판인지, 이 Bias가 무엇을 좋다고 질질 따라가는지 고찰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