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어떤 디자인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요..
어떤 꿍꿍이가 있는 것이 아니요..
그저 그대가 궁금하고, 멋있어 보여
친구하고 싶을 뿐이오
허나 왜 그리 이것저것 따져보고 그러시는 것이오?
갑자기 왜 숫자노름을 하고
성별노름을 하고
출신지 노름을 하고
이념노름을 해야하는 것이오?
그대와 이 흙바닥에서 풀냄새 맡으며 연이 닿은 것만으론 부족하오?
그대와 이 바다에서 미역냄새 맡으며 같이 소라를 까먹은 것만으론 부족하오?
난 갑자기 그대의 형이 되기도, 오빠가 되기도 싫소..
갑자기 그대의 누나가 되기도, 언니가 되기도 싫소..
갑자기 그대의 선생이 되기도, 선배가 되기도 싫소..
갑자기 그대의 동생이 되기도, 후배가 되기도 싫소..
갑자기 동양인이 되기도, 서양인이 되기도 싫소..
갑자기 젊은이가 되기도, 늙은이가 되기도 싫은 것이오..
그저 그대의 벗 하고 싶을 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