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한 달간 즐거운 '토론' 논제와 질문을 '무료'로 공유합니다!
독일에서 지금 이 시즌은 어느 때보다 행복한 때입니다.
연중 최대의 이벤트라 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가 있기 때문인데요, 12월을 앞둔 11월 말부터 나라 전체가 들뜬 분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학교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교내에서 자체적으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참여하는 크리스마스 콘서트도 열리죠. 특별히 이 날을 위해 준비되는 콘서트라기보다는 일 년 간 음악 시간, 방과 후 수업 등에서 활동한 것들을 선생님, 부모님, 친구들과 나누고 즐기는 자리입니다. 아, 12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3주 간의 '크리스마스 방학'도 아이들이 12월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 중에 하나죠.
개인적으로 12월에 기다리는 일이 또 하나 있는데요, 바로 'Mathe im Advent(마테 임 아드벤트)'입니다. 이미 우리나라에도 대중화되기 시작한 '아드벤트 캘린더'의 '수학' 버전이라고 보면 되는데요, 지금으로부터 일 년 전 '독일교육 랩'에서 다루었던 <크리스마스 x수학의 콜라보! 수학 아드벤트 캘린더를 소개합니다!>를 보시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12월 1일부터 24일까지 해당 날짜에 숨겨진 초콜릿을 하나씩 꺼내 먹으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아드벤트 캘린더'와 비슷한 방식으로 수학 문제를 푸는 일종의 대회입니다. 역시 12월 1일부터 24일까지 매일 하나의 수학 문제가 온라인 웹사이트를 통해 제시되는데, 해당 날짜 안에 문제를 풀어 정답을 입력해야 합니다. 당연히 다른 날짜의 문제는 사전에 공개되지 않고요, 문제 풀이를 위한 솔루션은 다음 날 아침에 공개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말이 '대회'이지 우리가 생각하는 경시대회처럼 경쟁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문제 자체 만으로도 굉장히 흥미진진해서 수학에 대한 재미와 즐거움을 높이고자 하는 목적이 더 크죠. 당연히 빨리 정확히 정답을 맞히는 게 아니라 해결 과정에서 '생각'하고 고민하며 수학적 사고력을 키우는 게 훨씬 더 중요하고요.
지난해 처음으로 '마테 임 아드벤트'에 참여했던 우리 집 아이는 올해도 매일 1일 1문제를 풀면서 도전하고 있는 중입니다. 매 학년 별이 아닌 '4~6학년', '7~9학년' 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만큼 7학년인 아이에게는 생각을 꽤 오래 해야 하는 문제들도 제시되는 것 같더라고요. 다행인 것은 그 시간을 제법 즐기고 있다는 겁니다. 매일 어떤 문제가 나올지 기대하고 심지어 그림을 그리거나 입체를 만들기까지 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꺼이 긴 시간을 할애하고 있죠. 정말 흥미로운 문제가 나오면 아이가 와서 설명해주기도 하고, 어떤 문제는 저와 공유해서 함께 대화하며 방법을 찾기도 합니다.
독일학교의 '수학 아드벤트 캘린더' 방식을 빌려, 어나더씽킹랩에서도 '엄마표 토론 뉴 이어 캘린더'를 해보려고 합니다. 비교적 부모님과 함께 보낼 시간적 여유가 많은 방학은 '엄마표 토론'으로 토론 습관 만들기에 최적의 시기입니다만, 많은 분들이 마음은 있어도 현실적으로 실행하기를 여전히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해서, 겨울방학 앞두고 심적 물리적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을 많은 부모님들에게 본격 겨울방학 기간인 2024년 1월 한 달간 '1일 1 엄마표 토론'을 위한 다양한 주제들을 매일 하나씩 공유해 드리는 이벤트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때론 가볍고 때론 유쾌하고 때론 더없이 심도 깊은 이야기가 오갈 수 있는 다양한 질문과 논제로 구성하려고 하고요, 일상 속 상황에 대한 대화 주제부터 상상력이 동원된 질문들, 그리고 흥미로운 뉴스를 바탕으로 한 토론 논제와 질문도 포함될 예정입니다.
주로 어떤 질문들로 구성될지, 최근 제가 아이와 나눈 대화 주제 몇 가지를 제시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영화 '첫눈에 사랑에 빠질 확률'이라는 영화에 나오는 질문으로, 주인공이 아버지로부터 받은 찰스디킨스의 책을 펼쳐보던 중 발견하고 생각에 잠기게 하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은 영화 스토리와 꽤 상관이 많긴 합니다만, 우리가 일상에서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이죠. 저 역시 아이와 이 질문을 두고 즐겁게 대화하며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병마와 싸우고 있는 지인의 소식을 전하던 중,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말하는 의사와 감정이입을 하며 희망을 주는 의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됐어요. 아이와 저의 생각은 극단적으로 갈렸는데요, 그 대화 또한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이해하고 또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공감하는 계기가 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