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학교 '윤리' 시험에서 있었던 일
독일학교 7학년인 아이는, 7학년이 되면서부터 시험이 많아졌다.
중등학교(김나지움) 과정인 5학년부터 학업 부담이 슬슬 늘어나더니,
7학년이 되니 본격 공부량이 체감된다고나 할까.
음, 독일학교의 시험 체계에 대해서는 설명하자면 너무 복잡하지만,
간단히 말하면 우리나라처럼 따로 중간고사, 기말고사 '기간'이라는 게 없고
일주일에 최대 두 과목만 시험을 볼 수 있으며, 시험 요일도 연달아 붙여서 볼 수 없게 돼 있다.
그러니까 월요일에 시험이 있는 주에는 '화'요일엔 시험을 볼 수 없는 것.
어쩌다, 진짜 어쩌다 연달이 시험을 보는 일이 있기는 한데
그건 날짜 조정 혹은 선생님들끼리 수업 시간 맞변경이 어려워서 일어나는 매우 드문 케이스.
독일학교의 학제나 학업 시스템에 대해서는 필자가 운영 중인 <어나더씽킹랩-독일교육>에
다양하게 소개돼 있으니 혹시라도 진짜 혹~시라도 궁금한 독자분이 계시다면 방문해 보셔도 좋을 듯!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얼마 전 있었던 아들의 '윤리 시험'에 관해서다.
사실 나는 아이가 학교에서 치르는 시험 내용에 관심이 정말 많다. 특히 '윤리' 과목은 더더욱!
왜냐, 모든 시험을 서술형으로 치르는데 윤리 시험에서는 늘 내가 가장 흥미로워하는 '철학적' 문제들이
제시되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나와 공유해 주는 아이는,
특히 나의 관심사를 배려해 '윤리 시험'에 대해서는 자세히 이야기해 주는 편인데,
며칠 전 치른 시험도 굉장히 흥미진진했다.
꽤 긴 내용을 간단히 말하자면,
라는 게 시험 주제.
아! 나는 시험 문제를 듣고 '어떤 류의 친구'에만 꽂혀 생각했는데,
'그냥 친구면 된다'는 아이의 말을 듣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문제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진짜 그 아이의 상황이 되어 생각해 봤기 때문에
가능한 답변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면서 아이의 그 마음도 참 예쁘게 느껴졌고...
어릴 때부터 수많은 주제와 상황을 두고 끊임없이 대화해 온 우리,
그런데 이제는 점점 아이의 한마디가, 생각이, 가치관이 나에게 교훈을 주는 일이 많아진다.